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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말의 제주에서는 벌써 햇살이 따갑다. 아침 일찍 배낭을 들쳐 메고 모여든 일행들은 모두 다 약속이나 한듯 반바지 차림이다. 오늘의 일행들 중 반가운 얼굴은 10대의 두 소녀들, 출판기획자 이진아의 딸 노진솔과 나의 딸 심은이다. 노진솔은 해외유학 중 잠시 귀국한 상황이고 심은은 저 유명한 '한국의 입시지옥'을 온몸으로 헤쳐 나가고 있는 중이라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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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6.0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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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었다. 구석구석 고향길을 밟았다. 물집이 터지도록. 걸으며 눈으로, 가슴으로 느꼈다. 어머니, 고향의 대지를. 시월의 바닷바람을. 햇볕, 모퉁이에 핀 풀꽃들…. 감동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어려선 몰랐던 제주의 길. 7박8일, 204㎞. 고교 졸업 후 고향 품을 떠났던 앳된 소녀는 이미 이름만으로도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공인하는 국민배우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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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선
2010.06.0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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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증문화, 아름다운 공공성 개인은 단지 한 사람의 개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라는 옷감의 날줄과 씨줄이 되는데, 마치 점(點)이 선(線)이 되고, 나아가 면(面)이 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개인은 저마다 자율적인 관계 속에서 전체를 위해 우호적으로 존재해야 하며, 전체는 다시 개인에게 선린(善隣)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 사회 공동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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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5.1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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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긴 겨울이었다. 나라 안팎으로 악재들이 넘쳐나고 세월이 하도 뒤숭숭하니 봄이 와도 온 것 같지 않다(春來不似春). 인간사와 세상사에 치이는 것이 싫어 애써 무심해지려하는 사람일지라도 습관처럼 기다리는 것이 봄이다. 봄이 온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계곡의 얼음 아래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파릇한 새싹들 사이로 꽃망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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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5.0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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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生)에너지는 예술 창작 의 근원우리가 삶의 희망을 갖는 것은 비록 작은 세계에 국한되더라도 우리 세계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이고, 존재의 무상함을 느낀다는 것은 이성적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인생을 두고 만족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지나온 시간들은 미련으로 다가온다. 가질 수 있었던 것과 놓쳐버린 것, 잃어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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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5.0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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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 부담이 가중되고 최근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는 구제역으로 인해 전국 양돈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게다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될 경우 값싼 유럽산 돼지고기 수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농가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끊임없는 연구와 양돈관리 전산화로 최고 품질의 돼지고기를 생산하며 '부농의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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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남 기자
2010.05.0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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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적 이유 고민하는 청소년 대상 연극 통해 자존감 찾아줘지난해 32회 연습 통해 무대까지…올해 2년차 사업 시작돼엄마에게 맘에도 없는 심한 말을 퍼붓는다. 배우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섰지만 내 일만 같다. 몇 번이고 망설이다 ‘집으로’ 향한다. 그리운 엄마의 모습에 어느 순간 감정이 이입된 아이는 큰 소리로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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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0.04.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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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대체 그 많던 상어들은. 마라도와 가파도 사이. 거기 살던 그것들. 그래도, 그는 기다린다. 왤까? 주낙을 당기면 하얀 물체가 흔들흔들 올라올 때. 수협에 팔아서 전표를 받아올 때. 또 있다. 모슬포 어민들의 수입원인 방어. 그것들을 먹어치우는 상어를 잡는 일은 의미가 있지 않은가. 하나도 못잡을땐? 허탈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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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선
2010.04.2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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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네번째 이야기 - 생기를 묶어 전해주는 과협이 넓으면 자손용은 어미가까이에 머문다.한라산 어머니가 내어보낸 자손은 제주의 하천과 오름을 경계로하여 그 기운을 모으기도하고 내어보내기도한다. 한라산 어머니가 내어보낸 동쪽지맥중 첫째가 사라악에서 성널오름. 궤펭이오름으로 이어져 한라산의 동사면에 수많은 자손오름을 낳는다. 오름이 오름을 낳고 오름이 또 오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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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4.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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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두린 때 우리 할으바님 구렁 질멧가지에 어린 소낭덜 시껀 고지렛 도 밧듸 앙 강 나 발로 대여섯 발 뒈는 끅(칡넝쿨)을 호미로 끈찬 나 신디 손으로 심으렌 연 할으바님 발로 서너 발 썩 벌령 폐적 내완 어린 소낭을 폐적 내운 더레 나썩 져당 렌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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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4.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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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으로 보는 사물 지금으로부터 1500여년 전 중국에서 사혁(謝赫, 490년경~530년경 활동)의 화론(畵論)이 탄생했다. 일명 '기운생동론(氣韻生動論)'이라고 하는데 오늘날까지도 한국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혁의 화론은 일찍부터 동양화론의 중심적 개념이 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그림의 육법(六法)이란, 첫째가 기운생동(氣韻生動)으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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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4.2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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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 보리밧디 강 대우리 메게.(보리밭에 가서 귀리 매자.)딸 : 대우리가 뭐꽈?(대우리가 뭐예요?)어머니 : 보리 춘 뒈주. 식물덜도 춘이 잇주.(보리 사촌 되지. 식물들도 사촌이 있지.) 딸 : 저디 보난 암꿩 암신게마씨.(저기 보니까 암꿩이 날고 있어요.)어머니 : 그디 강 보라. 꿩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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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4.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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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5년만에 최고 품질 감귤 생산간벌만이 고품질 감귤 생산 첫걸음# 알고 있는 것은 행동으로김향남씨(32·태흥3리)는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해야 고품질 감귤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05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농사를 시작한 초보 농사꾼 김향남씨는 짧은 시간에 최고의 감귤을 생산하며 감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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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형 기자
2010.04.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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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과 색은 그림의 생명눈은 사물을 보는 기관이다. 눈은 시지각(視知覺)의 기관으로서 대상의 형태와 색, 거리, 양감 등을 감지하고 판단하게 한다. 아름다움을 보는 것도 눈이다. 화가의 눈은 일반인들과 다르다. 아름다움을 단지 눈으로만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예술은 자연을 직접 대상으로 하든, 심성(心性)에서 캐내든 인위적인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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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4.1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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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샌 시상이 살기 좋안 걱정 엇이 살암주마는 엿날은 무사사 경 어려와신디 앙 몰르곡 들엉 몰르주. 생각만 여도 연 말 부치러운 시상이랏주. 그 시절읜 무사 경 어두어신디 그게 우리덜 딱 멍청여부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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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4.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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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가 좁쌀만큼씩 벌어서 오면 아들은 말똥만큼씩 먹는다) 할머니 : 오널랑 오일장 구경가 보카. (오늘은 오일장 구경가 보자.) 손 자 : 경 헙주. (그렇게 합시다.)할머니 : 저디 앚앙 어머니덜 무신 거 암시니? (저기 앉아서 어머니들 무엇을 팔고 있니?)손 자 : 저디 어머니덜 키 는 디 말이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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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4.1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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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북서부에 위치한 파주. 번잡한 도시, 서울을 벗어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한국전쟁의 아픔을 되새기는 임진각, 예술인들이 직접 세운 헤이리마을 등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은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곳 파주에 '제주'를 테마로 한 종합휴양지 유일레저타운이 들어서있다. 봄 기운이 물씬 오른 박달산을 등에 지고, 물빛 좋은 호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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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 기자
2010.04.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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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공기밥은 '무료'입니다"서귀포시 1청사 인근에 가면 49㎡(15평)남짓한 작은 식당이 있다. '푸짐한 밥상'이란 간판이 정겹다. 들어가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서비스 문구 역시 따뜻하다.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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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0.04.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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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무대에 선 '아리랑', 객석의 눈물 뽑아내 1981년 2월 7일. 교토의 연주회장에 '아리랑'이 울려퍼지자 객석은 전부 눈물바다가 되었다. 그가 지휘를 맡은 '아리랑의 밤'이었다. 분단조국이지만 조선의 민요에 갈등과 대립은 없었다. 그가 대표인 오사카 민족음악연구회가 주최한 '아리랑'은 그렇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다음해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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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선
2010.04.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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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을 따라 상경하다피난화가 홍종명은 1952년 9월 한때 오현중학교에서 1학년 문과와 이과의 미술을 담당했다. 그리고 어느 독지가의 지원으로 칠성통에 조그마한 화실을 얻어라는 간판을 내걸고 '그림을 무료로 가르쳐 드립니다'라는 방을 붙였다. 강태석이 스승 홍종명을 만난 것은 바로 그때였다. 홍종명의 회고에 의하면 강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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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0.04.12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