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의 진실에 대한 영상기록작업을 젊은층과 각계각층이 꾸준하게 전개,역사적 진실이 ‘평화’와 ‘인권’으로 부활할수 있길 기원합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지회장 김상철)의 ‘제7회 4·3예술제’일환으로 2일 오후1시부터 제주도중소기업지원센터 2층 대회의실서 열린 영상심포지움에서 김동만씨(제주4·3다큐멘터리제작단감독)는 ‘제주4·3영상기록의 실태’주제발표를 통해 “작금의 개인작업위주의 비체계적인 기록영화 제작방식을 탈피,조직적이고 집약된 역량으로 제대로운 4·3영화의 흐름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영상심포지움은 제주민예총영상위원회(위원장 김동만)의 ‘제주4·3영화제’일정중 하나로 비단 4·3뿐 아니라 광주 5·18,대만 2·28,일본의 오키나와학살 등을 주제로 꾸준한 영상기록작업을 해온 국내·외 영화인들이 대거참석,영상기록과 역사적 진실의 상관성에 관해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한 자리.

김동만씨는 “세계 각국의 영상기록사례들은 제주4·3에 대한 영상작업의 방향성과 지침을 마련해줄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역사적 진실규명과 그 실체를 알림에 있어 영상이 차지하는 몫은 지대하다.구시대적인 흑백논리와 편협한 이데올로기를 탈피,4·3의 원인과 전개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조명작업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96년부터 5·18관련자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영상채록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5·18영상기록특별위원회 위원인 나간채 교수(전남대)는 ‘5·18영상채록의 현황’주제발표를 통해 영상기록의 기능과 그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항쟁 이전의 삶과 상황인식 △당시의 체험 △항쟁이후의 삶을 기본 구조로 짜여진 영상채록에 대해 나교수는 “영상기록은 역동성,현장성,자료효과의 극대화,광범위한 활용가능성 등 효율적인 자료수집과 전달이 가능해 ‘역사의 시각적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크다”며 “영상채록물을 연구·교육·학술분야에 걸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수집된 자료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자료가공과 응용에 충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대만의 후 샤오시엔(候孝賢) 감독작품인 「비정성시」「호남호녀」등의 원작자로 유명한 남박주(藍博洲·극작가·대만민영사공작실)는 ‘대만에서의 영화상영과 역사사건처리의 관계’주제발표에서 “국민당정권의 반공군사계엄하에서 ‘2·28사건’과 ‘백색테러’등 양민과 반대세력에 대한 무차별적이고 정치적인 숙청이 전개됐지만,그 진실은 오랜동안 은폐되고 왜곡돼왔었다”며 “89년 「비정성시」등 영화를 통해 진상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현재 2·28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정부대표의 사과와 보상 등이 착실히 진행돼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의 역사에 대한 영상기록운동’주제로 발표한 다카이와 진씨(다큐멘터리 감독·영상문화협회 대표)는 10년전부터 일본이 아시아에 대한 각종 침탈행위의 실체를 영상물에 기록,말레이시아·필리핀·오키나와의 수난상을 담은 영화들을 제작해온 ‘실천 영화인’.다카이와씨는 “미군 등이 기록한 오키나와전쟁의 실상을 담은 필름을 국민차원에서 구입키 위해 ‘1인 1피트사기운동’을 전개,45시간분량의 증거기록물도 확보할수 있었다”며 “4·3 영상기록화 작업은 체계적으로 수행되어야할 역사적인 작업이다.사회전반의 관심과 역량을 모아나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주제발표에 이어 종합토론회를 갖고 △인간존엄성 훼손과 인권유린에 대한 해당국가들의 구체적인 대책방안 △영상기록물이 갖춰야할 객관적인 시각과 ‘극적요소’의 상관관계 △대중의 관심과 참여유도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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