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통 학생들 자존심 담아

   
 
  ▲ 올해 교지 콘테스트 학교신문 가작을 받은 제주동교「동녘」의 기자들. 신문에 이름이 들어갔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할 만큼 아이들의 기사에 대한 자신감은 대단하다. <조성익 기자>  
 
제주시내 동·서·남·북에 위치했다해서 한때 잘나가던 학교들이 있었다. 지금은 도시 팽창에 따른 도심 공동화로 규모 면에서는 쇠락의 길을 걷는 학교도 있다.

1943년에 개교, 60년 전통에 빛나는 제주동교는 현재까지도 46학급을 거느린 ‘거대’학교다. 그런 만큼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자존심도 만만찮다.

제5회 학교신문·교지 콘테스트 가작에 당선된 「동녘」에는 이런 전통과 학생들의 자존심이 그대로 묻어난다.

학교신문 「동녘」은 16면으로 구성됐다. 1면 동녘 이야기를 비롯해 2면 느낌이 있는 교실, 3면 창의로 자라는 동녘인, 8∼9면 글·그림 동산, 10면 토론마당, 14면 기자수첩 등 면마다 저 나름의 성격을 담아내고 있다.

좋은 기사가 발굴되기 위해서는 기자들의 능력도 뒷받침돼야 하는 건 당연지사. 편집국장을 비롯해 취재국장, 취재 기자 등 나름대로 조직 구성도 탄탄하다.

기자가 되기 위해선 10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할 정도. 기자 작성법과 인터뷰 실기시험을 거쳐야 하고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을 따야하는 것은 기본이란다.

기자들이 기사 가운데 가장 자부심을 갖는 건 집중기획으로 다루고 있는 ‘동녘인들의 의식탐사’다. 김다현 학생(6년)을 팀장으로 한 앙케트팀은 적절한 주제선정에서부터 설문지 작성, 여론수렴, 결과 분석 등을 자체 처리한다. 지난 한글날을 기념해서는 인터넷 언어에 대한 앙케트를 실시, 우리말 바로 쓰기에 앞장서기도 했다.

또 ‘빨간불 파란불’주제로 다루는 기자수첩도 자부심이 대단하다. 빨간불은 학생들이 고쳐야할 점을, 파란불은 자랑거리로 모범 전파의 수단으로 다뤄지고 있다.

「동녘」은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장 신문답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기자 작성에서부터 면 배정, 기자들이 판 발품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기획기사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언제가 가장 보람을 느끼느냐고 기자가 물었다. “신문에 자기 이름이 들어갔을 때요”라며 동구동성이다. 그만큼 기사에 대한 자신감 때문일 게다.

박희순 지도교사는 “아이들의 문화가 점점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학교신문뿐 아니라 방송이나 동아리 활동 등이 더 활발히 이뤄져 아이들의 문화가 살아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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