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병에 특효약이 없다. 보통 우리가 치아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을 갖고 있을 지라도 치아가 일단 병에 걸리면 자연치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상당히 실망한다.

보통 병이라면 약의 효능이외에 환자 자신의 치유능력에 의한 그 상승작용으로 건강은 회복될 수 있지만 치아의 병은 예외이다.

왜냐하면 똑같이 살아 있는 장기라고 하더라도 치아는 다른 장기와 같이 신진대사의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잘못하여 피부가 상하더라도 외상약을 발라두면 곧 원상태로 낫는다.

이것은 피부의 세포가 계속 다른 것으로 다시 태어나기 때문이다. 손이나 발의 골절도 똑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치아는 일단 부러지면 물리적인 치유를 하지 않는 한 절대로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 또 충치도 약의 힘으로 완치할 수가 없다.

환자가 아직 어려서 치아 치료를 할 수 없을 때에는 일시적인 진행을 늦추는 약은 있지만 그것도 충치가 치아 내부로 파고드는 것을 방지할 뿐이다. 더욱 이것은 어디까지나 치과의사가 진료실에서 행하는 의료적인 처치이기 때문에 일반가정에서 사용할 만한 약은 아니다.

그래서 ‘치아는 자연적으로 낫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이 치아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제일 중요하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점은 치아병에는 특효약이 없다는 점이다.

즉 치아에 생긴 병은 정신력이나 자연치유 능력도 없으며 특히 특효약 뿐만 아니라 보통약도 별로 신통한 것이 없다는 점이다.

치통이 너무 심할 때 통증을 멈추게 하는 약은 있지만 이것이 충치의 진행을 멈추게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때 약국 등에서 일시적으로 통증을 멈추게 하는 약만을 먹고 치료를 미룬다면 아픔은 멈췄다고 하나 완전히 치유하지 않아 병은 더 깊어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아픔과 진통의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진통제의 효과가 없어지는 시기에 이르렀을 때에는 영영 치아는 못쓰게 되어 빼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는 진통제는 치아의 적이라 할 수 있다.“바보에게는 바르는 약이 없다”고 한다. 충치에도 바르는 약은 없다.

<문영석·치과의·제민일보 치과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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