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눈꺼풀이 처지는 구안와사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질환은 찬바람에 지나치게 노출되거나 과로, 흡연 등으로 얼굴에 혈액순환장애가 생겨 발생하거나 정신적 충격을 받아 발생하기도 한다. 또 감기나 중이염, 비염 등 염증성 질환이 있은후 귀 아래에서 나오는 안면신경까지 염증이 퍼져 마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데 중풍 등 뇌 질환에서도 얼굴에 마비증상을 일으키므로 혹 중풍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해서 과도한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말초성 구안와사와 중추성 구안와사는 별개의 질환으로 말초성의 경우 이마의 주름이 펴지는데, 중추성인 경우는 팔다리의 마비와 더불어 얼굴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눈 아래에 영향을 주어 입만 돌아가게 된다.

구안와사는 역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기혈을 소통시키는 침·뜸·부항·한약·마사지 등의 복합요법으로 환자 특성에 맞게 치료한다.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마비 후에 한쪽 얼굴의 경련, 악어눈물 현상(음식을 먹으면 눈물이 나는 현상)이 생기고, 눈을 깜박일 때 입술 주위가 움직이고 입을 벌리면 눈이 감기기도 한다.

발병 즉시 병원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집에서 마사지와 운동요법을 병행하면 치료기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마사지는 쑥찜팩으로 마비된 쪽 얼굴의 아래에서부터 위로 치켜올리면서 환측을 따뜻하게 해주고, 마비된 근육을 손가락으로 매일 5분 이상 부드럽게 문질러주면 좋다. 운동은 얼굴의 표정(얼굴 찡그리기·눈 꽉감기·웃기)을 바꾸는 운동과 빨대나 풍선불기·껌씹기 등이 있는데 하루 두차례 정도가 적당하다. 민간요법으로 약초를 찧어 얼굴이나 손목에 붙여 물집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피부에 손상을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구안와사 환자는 치료를 충실히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을 통해 몸 상태를 개선시키고, 흡연이나 찬바람 등 혈액순환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을 피하는 등 생활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질환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치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황학수·한방의·제민일보 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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