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기억력 감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뇌의 기능도 퇴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그다지 많지도 않은데 기억력 감퇴에 시달리는 이들도 많다. 이는 뇌로 가는 혈액 속에 산소나 포도당이 부족하여 뇌세포의 활동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목과 어깨의 근육이 굳어 있거나 체형이 정상적이지 못한 경우 혈관이 막히면서 뇌세포에 공급되는 산소와 혈당이 부족하게 되고, 이로써 뇌세포의 기능이 점점 퇴화하게 된다.

한번 죽은 뇌세포는 다시 재생되지 않지만 완전히 죽지 않고 그 기능이 떨어져 있는 뇌세포들은 왕성한 산소와 포도당의 공급이 있으면 다시 회복될 수 있다. 뇌로 가는 혈액순환을 저해하는 목과 어깨의 근육들을 부드럽게 만들고 체형을 바르게 교정한다면 뇌로 가는 혈액공급은 왕성해질 수 있다.

한방적으로는 원기가 떨어지면 오장육부의 균형이 깨져 몸이 허약해지고, 결국 뇌세포에 충분한 영양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두뇌활동이 저하되어 기억력이 감퇴한다. 하지만 증상에 따라 부족한 기능과 원기를 보해주면 기억력 증진은 물론 각종 허약 증상을 개선시켜 잔병을 예방할 수 있다.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두뇌활동을 좋게 하는 대표적인 약으로는 수험생 보약으로 유명한 총명탕이나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원기를 보한다는 건비보원전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정에서는 원지, 석창포, 천마 4g씩에 물 한사발을 넣고 수시로 달여 마신다.‘뜻을 멀리 가진다’는 원지라는 한약재는 심장을 안정시켜주고, 석창포는 심장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맥을 뚫어준다. 또 천마는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어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혈자리를 지압해주는 것도 좋다. 목뼈 양쪽으로 움푹 들어간 곳인 풍지혈이나, 눈꼬리 옆으로 움푹 들어간 태양혈을 꾹 눌러주면 스트레스와 피로는 가라앉고 머리가 맑아진다. 특히 엄지와 검지 손가락뼈가 만나는 합곡은 비위가 약해서 생긴 소화불량, 두통 등에 좋은 혈자리로,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나 수험생의 경우 합곡혈을 수시로 지압하면 소화불량이나 두통을 개선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

<황학수·한방의·제민일보 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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