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신(赤身·맨몸)’으로 불리며 상하이에서 항일운동의 기치를 올렸던 의열단을 소재로 한 「아나키스트」(아카데미),「매트릭스」를 능가하는 특수효과와 홍콩액션의 기린아 제트 리(이연걸)의 절묘한 조화 「로미오 머스트 다이」(탑동시네마·신제주),‘전작을 능가하는 속편’이라는 평을 받는 신세대 호러영화 「스크림3」(코리아), 포르노그라피와 여성운동의 경계를 묻는 「섹스:애나벨 청 스토리」(아카데미),개봉당시 8주간 전미흥행 1위를 고수했던 코믹SF「갤럭시 퀘스트」(피카디리)등 다채로운 영화가 주말극장가에 풍성함을 더한다.


<아나키스트>

1920년대 중국 상하이.‘무정부주의’를 자처하는 이들의 무차별적 항일투쟁을 다룬 액션물.한명근·이근·세르게이·돌석 등은 일본을 상대로 한 테러를 일으키며 과격한 항일운동을 벌여나가는 독립집단.공산주의·사회주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념의 편벽성으로 인해 설 곳이 없어지고 결국 역사의 모퉁이에 핏빛 기록으로 남는다.

당시 상하이를 무대로 활동한 ‘의열단’을 모델로 했지만 신세대 스타들과 화려한 볼거리 만들기에 치중,역사적 맥락을 교묘하게 비틀어 스크린 속에 투영시켜냈다.장동건·정준호·김상중·이범수 등 저마다 출중한 스타군단의 변신이 보는 재미를 더했다.한·중합작,100% 중국 올로케이션촬영으로 화제를 빚은 영화.29일 개봉.아카데미(751-2201∼3)


<로미오 머스트 다이>

「리쎌웨폰4」에 이은 ‘황비홍’이연걸의 할리우드 주연작.제목이 시사하듯 전체적인 이야기틀은 「로미오와 줄리엣」이지만 스토리전개와 상관없이 특수효과와 맞물려 무제한 속도로 펼쳐지는 이연걸의 현란한 액션이 단연 볼 거리의 으뜸이다.

흑인 갱 오데이 가문과 중국계 갱 싱 가문은 세력다툼에 여념없는 캘리포니아 암흑조직의 두 산맥.치열한 세력다툼 속에 싱 가문의 아들이 살해되고,동생의 복수를 위해 뛰어든 한은 오데이가의 딸 트리시를 만나면서 새로운 화해를 꿈꾼다.

쉴틈없이 스크린을 가르는 고난도의 무술씬들이 미국의 힙합스타 알리야와 DMX의 경쾌한 음악과 어우러진 것도 특징.29일 개봉.탑동시네마(723-5100∼1) 신제주(746-2191∼2)


<스크림3>

살인마의 광기가 할리우드영화판으로 옮아간다.전형적인 공포영화 「스크림3」는 학교 등 전작의 무대를 영화촬영장으로 이동,‘영화’와 ‘현실’의 경계선에서 빚어지는 혼란과 여지없는 살인극의 등장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영화.

연쇄살인마의 공포를 간직한채 살아온 시드니.당시 상황을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에 현장을 찾은 그녀에게 다시금 살인마의 경고장이 날아들고,영화 속 사건들이 현실 속에 되살아나면서 연쇄살인극의 서막이 오른다.

‘일상 속의 공포’라는 기조로 공포영화의 원칙론들을 하나하나 파괴해온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날카로운 독설과 통찰력,끊임없는 반전이 영화의 박진감을 더한다.29일 개봉.코리아756-5959)<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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