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뷰티'. 전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올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5개부문을 휩쓴 미국영화다. 영국출신 샘멘데스감독의 이 작품은 지난 2월에 골든글로브상을 차지, 일치감치 아카데미상 최대후보작으로 점쳐지기도했다.

이영화는 미국의 중산층가정을 배경으로한다. 겉으로는 평범하지만 한꺼풀 벗기고보면 결코 평범하지않은 삶을 신랄하게 풍자한 '블랙코미디'이다. 세계에서 가장 잘산다는 나라의 중산층가족들속에서 빚어지는 아픈 부분을 예리하게 터치한 작품이다.

작품제목으로 '뷰티'를 내세운것과는 동떨어진다. 내용전개는 아름다움의 역설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관객들에게 중산층가족의 해체위기를 전하고있다. 이러면서 진정한 아름다움은 우리가 좀처럼 기대하지않는곳에 도사리고있음을 일깨워주는지도 모른다.

영화작품속 미국중산층의 해체위기를 접하면서 우리중산층과 연결짓게된다. 영화속의 미국증산층 모습을 직접 대입할수는 없지만 그저 먼나라 얘기로 단정할수도 없는탓이다. 우리주변 가까이서 또는 멀리서 비슷한 상황이 진행중일수도 있기때문이다. 이런까닭에 '아메리칸 뷰티'의 줄거리는 남의 일만은 아니다.

어쩌면 IMF경제로 해체위기를 겪은 우리의 중산층한테 적지않은 공감대를 형성할수도 있다. 물론 평범한 가정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것과 실직과 소득감소라는 경제적 압박에서 비롯된 차이는 분명 있다. 하지만 중산층에 몰아닥치는 가정붕괴의 위기는 공통점인셈이다.

결국 아카데미상을 먹은 '아메리칸 뷰티'가 추구하는것과 경제위기를 통해 우리 중산층이 배운 결론은 같다고 볼수있다. 바로 가족사랑과 가정회복의 소중함이 아닐수없다. 그만큼 가정과 가족문제가 사회공동체를 유지하는 중심에 서있음을 확인할수있는것이다.

삼일후면 5월이 열린다. 비록 일년 열두달가운데 하나에 불과하지만 가정생활에 주는 5월의 의미는 가볍지않다. 어버이에 대한 효도와 자식에 대한 사랑을 서로 되새기게한다. 가족사랑을 재충전하고 가정균열을 치유토록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것과 같다. 그동안 가정의 울타리에다 소홀하고 부족했던 측면은 없었는지 스스로에게 반문하는 시간도 가져봄직하다. '가정의 달'을 앞둔 생각이다.<백승훈·서귀포지사장 겸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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