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끝났지만 아직도 마음은 고향에 있는 듯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곤 한다. 장거리 여행 중에 흔히 불편을 겪게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생리적인 현상인데, 특히 소변을 참지 못하는 과민방광 같은 질환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과민성 방광은 40대 이상의 여성에서는 16%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을 수 없거나 다른 사람보다 자주 화장실을 찾는다면 일단 의심해 보아야 한다.

과민성 방광 환자 중에 39%는 성생활, 35%는 수면에 심각한 지장을 받으며, 버스를 타고 외출한다거나 장거리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고,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과민성 방광이란 말 그대로 방광이 너무 예민해서 급하게 소변이 마렵고 자주 보는 증상을 말한다. 소변을 자주 보고,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2회 이상 일어나며,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갑자기 참을 수 없으면서 소변이 새는 증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과민성 방광은 소변불금에 해당이 되는데 동의보감에서도‘신과 방광이 모두 허약하면 방광 속의 기운도 충실하지 못하다’라고 하였듯이 신장과 방광의 허약을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치료에 있어서는 신장의 기운을 보강하여서 방광의 저장하는 능력을 강화시키고 불안정한 방광을 안정시키는데 주안점을 둔다. 그 외의 과민해진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허약해진 하복부의 원기를 보충해줌으로써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러한 한방치료와 더불어 스스로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참아 배뇨간격을 조금씩 늘려 가는 방광훈련을 병행하면 효과가 좋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1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본 다음, 1주일 단위로 30분씩 늘려 배뇨 간격이 4시간이 될 때까지 실시한다. 훈련 중에는 절박감을 느끼더라도 예정된 배뇨시간까지 의도적으로 참도록 한다.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이나 이뇨 작용이 있어 소변을 자주 보게 하는 음식의 섭취도 줄여야 하는데 알코올, 커피, 녹차 초콜릿, 매운 음식, 탄산 음료, 신 과일 주스 또는 과일류, 호박이 함유된 음료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황학수·한방의·제민일보 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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