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500명꼴…재학 희망 78명‘문제아’낙인 찍힌채 사회 방치

중국 음식점에서 배달 일을 하는 영민이(가명·16)는 중3때 학교를 그만뒀다. 가출도 여러 차례 했었지만 지금은 돈도 벌고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도 맘껏 즐길 수 있어 좋다. “학교에 가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 다만 ‘못 배운 놈’소리 들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도내 중·고등학생들이 하루 1.4명 꼴로 학교를 떠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극소수만 재입학 형식으로 학교울타리 안으로 되돌아오고 대부분은 ‘문제아’로 낙인찍혀 사회로 내팽개쳐지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비행·일탈행위에 가담, 사회문제화 되고 있어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3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퇴학이나 자퇴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중학생 106명, 고교생 339명 등 총 445명에 이른다.

지난 2001년에는 642명(중 109·고 533명), 2002년에는 539명(중 92·고 447명)이 학업을 중단하는 등 매해 500명 이상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학습·학교생활 부적응 때문에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가출·비행·장기결석 △가정사정 △유학·이민 △질병 등의 이유로도 학교를 떠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학교로 다시 끌어들이거나 정규 교육기관을 대체한 대안교육 실시 등의 구제장치는 사실상 전무하다. 현재까지는 ‘재입학’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반응은 시원찮다. 도교육청이 최근 2년 동안 중도탈락 학생 984명을 대상으로 재입학 희망자를 조사한 결과 78명(중 4·고 74명) 밖에 지원하지 않았다.

중도탈락 학생의 10%도 채 구제하고 있지 못하는 셈이다. 타 지역에서 모색되고 있는 대안학교도 도내에선 논의조차 없다.

이 때문에 교육계 안팎에선 대안교육의 저변확대와 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7월말까지 지역특성을 고려한 위탁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는 있지만 연간 500명 안팎의 중도탈락 학생을 구제하는 데는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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