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교육감-타향 병실서‘퇴임사’발표, 吳당선자-옥중 취임…권한행사 못해

▲ ‘앉지 못하는 의자’도교육청 교육감실 빈의자. 말없이 주인의 온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대생 기자>
제주도교육감과 교육감 당선자가 병실과 옥중에서‘씁쓸한 이·취임’을 맞게 됐다. 민선 2·3대 8년간 제주교육을 이끌었던 김태혁 교육감은 지난달 3일부터 병가에 들어가 현재 대전 S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연히 오늘(10일) 예정된 이임식은 취소됐다.

지난해 11월 인사비리 파문에 휩싸이면서 교육계 안팎으로부터 퇴진 요구가 거셌지만 이 때마다 "사법당국의 수사결과에 따르겠다"고 맞서면서 임기까지‘무사히’마쳤다.

하지만 임기 마지막날인 10일에도 타향 병실에서‘퇴임에 부쳐 도민과 교육가족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지난 8년간의 소회를 간단히 밝힐 예정이다.

뚜렷한 혐의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교육청 고위간부의 자살에 이은 최측근 H씨의 구속에 따른 도민들의 따가운 눈총은 아직도 고향으로의 발길을 무겁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인사비리 파문 와중에 치러진 선거에서 제11대 제주교육 수장으로 선출됐던 오남두 당선자는 더욱 기구한 운명에 처했다.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교부 받은 지 20일만에 교육감직을 포기하기에 이른 것. ‘클린 에듀토피아’비전을 제시하며 누구보다 깨끗한 제주교육을 만들겠다던 그가‘돈 선거’로 당선됐다는 사실에 도민사회가 분노하며 제주교육 전반에 짙은 불신까지 드리웠다.

오 당선자는 지난 6일 구속 수감돼 11일 옥중에서 취임하는 신세를 맞게됐다.

이날부터 임기는 시작되지만 옥중결재 금지로 사실상 교육감의 권한은 하나도 행사할 수 없는 형편이다.

교육계의 한 원로는 "제주교육 사상 이처럼 불명예스러울 때가 어디 있겠느냐"며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교육가족뿐 아니라 전 도민이 교단 안정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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