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이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의 선거판세와 제주판세가 완벽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각종 선거결과가 대변해 준 ‘제주는 전국 상황의 축소판’이라는 표현이 이번에도 그대로 맞아 떨어져 가는 총선정국이 연출되고 있다.

 선거초반 한나라당이 다소 유리한 입장에 서는가 싶더니 병역과 납세,낙선자 명단이 공개되면서 판세는 다시 백중세로 돌아서 투표 엿새를 앞둔 현재 한나라당과 민주당 어느 당이 과연 16대 국회 제1당을 차지할지 예측불허다.

 제주지역도 마찬가지다.이번 총선처럼 승리를 점치기가 힘든 선거가 없었다는 게 정가의 일치된 반응이다.제주시,북제주군,서귀포시·남제주군선거구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각 후보진영마다 자신들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혼미상태로 결국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각종 선거에서 보여준 제주의 민심은 바로 전국의 민심이었다.

 제주에서 집권당인 민정·민자당 후보가 전원 낙선된 13대·14대 총선은 여소야대의 정국을 연출했고 거꾸로 신한국당 후보인 현경대 양정규 변정일 후보가 승리한 15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을 차지했다.

 동조화 현상은 대선도 마찬가지.

 제주에서 이긴 집권당 노태우·김영삼 후보가 정권을 잡더니 15대 대선에서는 제주도민의 마음을 잡은 김대중 후보가 헌정사상 첫 여야간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선거시기에서 망국적인 지역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제주의 표심은 전국의 표심을 예측하는 바로미터라는 것을 지금까지 수차례 선거에서 고스란히 보여줬다.

 지난 4일과 5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수뇌부가 제주에 대거 내려와 제주도민의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은 바로 전국의 유권자의 마음을 자신들에게 돌려놔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여야 지도부의 전략인 셈이다.

 여야 지도부는 “제주에서 이겨야만 제1당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새천을 맞아 처음으로 치러지는 4·13총선에서도 ‘제주와 전국’의 동조화 현상이 계속될지 또 다른 관심사다.<이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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