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에선 두 후보의 신경전이 어느 선거구보다 날카로웠다.

 특히 상대후보의 발언이 끝날때마다 주어지지도 않은 반론을 요구하는가 하면,거친 표현을 동원한 비난까지 주고받아 사회자가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고진부후보가 재산문제와 관련해 자신에게 던져진 질문에 답변을 하다가 돌연 “IMF상황에서 2배로 재산이 늘어난게 문제”라고 변정일후보를 겨냥하자,변후보는 “구체적 수치와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한 뒤 “그렇다면 고후보는 의료보험료라도 제대로 냈느냐”고 몰아부쳤다.다시 고후보는 “낮에도 그 질문을 하던데 그렇게 공격할게 없느냐”고 맞받아쳤다.

 서울의 한나라당 지구당 행사에서 나온 4·3관련 이철승씨의 발언도 시비거리가 됐다.

 고후보가 먼저 한나라당과의 관련성을 문제삼아 “당과 관계가 없다면 이씨가 행사장에 뭣하러 갔겠느냐”고 쏘아부쳤다.이에대해 변후보는 “지구당 행사에서 축사는 꼭 당원만 하느냐”며 “이씨는 한나라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얌전한 설전’수준.감귤문제를 따지는 대목에선 온갖 거친 표현이 등장했다.

 고후보가 변후보를 겨냥해 “지난 4일 토론회에서는 감귤문제는 시장,·군수가 알아서 할 일이라 해놓고는 이제와서 감귤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이해할수 없다”며 “변후보는 감귤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선수를 쳤다.

 변후보가 가만히 있을리는 만무했다.변후보는 “토론전에 서약식을 뭣하러 했느냐.이런 식으로 토론하는 것은 문제”라며 즉각적으로 토론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고후보가 “다선의원이라고 잘하는게 뭐가 있느냐”고 몰아부치자 변후보는 “아예 (욕을 하려고) 작심을 하고 나왔느냐”며 “(고후보는)힘있는 집권여당론을 운운하지만 만약 당선이 되더라도 DJ의 거수기노릇밖에 할수 없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계속해서 고후보가 “3선이다 4선이다 하면서 다선을 들먹거리는데 도대체 변의원이 한일이 뭐냐”고 공격하자 변후보는 “표현이 너무 거칠고 무식해 거북스럽다”고 맞받아쳤다.

 변후보는 특히 고후보가 자신의 재산증식 문제를 갖고 계속 물고늘어지자 “누가 써준 원고를 갖고 앵무새처럼 되뇌이는데 뭔가 착각하고 있다”고 공격을 가하자 고후보는 다시 고스톱사건을 거론하고는 “고스톱도 때와 장소가 있어야 한다”며 “몇번을 물어도 속시원히 대답을 하지 않는데 변후보는 과연 도덕적 자질이 있느냐”고 몰아세웠다.<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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