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제주양돈축협 파업사태가 노사간의 극적인 합의로 파업 156일만에 타결됐다. 문제는 파업이 노조인정이라는 70·80년대에나 어울리는 이유로 시작됐고, 그동안 첨예한 대립으로 노사뿐만 아니라 일반 양돈축협 조합원들까지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사전적 의미로 협동조합은 대기업의 경제적 독점이나 압박 등으로 경제적 지위가 약한 농민·소비자 등이 뜻을 모아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조직한 단체이며,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자주적으로 노동 조건의 개선 및 경제적·사회적 지위 등의 향상을 목적으로 조직한 단체이다.

즉 근본적으로 협동조합이나 노조는 강자들의 횡포에 맞서 약자들이 힘을 합쳐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취지는 일맥상통한다.

서로 비슷한 처지인 협동조합과 노조가 상생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그동안 자신들의 모습을 뒤돌아본 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사측과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해 제주양봉축협이 노조활동 때문에 망했다는 근거 없는 믿음과 노조는 매번 파업이나 경영에 반대만 하는 집단이라는 등의 왜곡된 사실을 버려야 한다.

이와 함께 노사 합의한 대로 30일 이내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노사 모두가 한 발 양보하는 등 성실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서로의 신뢰를 다시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김영헌·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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