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은 소아에게 감기 다음으로 흔한 질병으로 3세 이하 소아의 약 30%가 적어도 3회 이상 중이염을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고열과 귀의 통증뿐만 아니라 소아 청력감소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되므로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되는 질병이다. 중이염은 코와 귀를 연결해주는 이관에 감기나 축농증, 알레르기성 비염, 편도선염 등으로 인한 감염 때문에 발생한다.

소아는 성인에 비하여 이관의 길이가 짧고 넓으며 각도가 수평에 가깝기 때문에 쉽게 염증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소아의 중이염은 이관이 완전히 발육하는 7세를 기준으로 그 이하에서 흔하며 특히 3세 미만에서 겨울과 초봄에 빈발한다.

급성 중이염에 걸리면 고열과 심한 귀의 통증과 함께 귀에 무엇이 꽉 차있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귀에서 고름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대개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균은 모두 사라지지만 중이강내 액체저류는 계속 남는 수가 많아서 삼출성 중이염으로 진행하고 수주에서 수개월간 심지어는 수년까지 남아 있기도 한다. 청력은 감소되어 작은 소리를 잘 못 듣고 TV시청을 가깝게 하기도 하며 듣는 소리가 울리거나 멀리서 들린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아 삼출액을 없애면 청력은 회복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하면 청력소실이 만성화 될 수 있으며 회복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아이가 너무 어려서 자기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이에 고열이 동반되면서 자꾸 귀를 만지며 보채는 경우에는 한번쯤 급성중이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급성 중이염의 경우에는 항생제, 해열제 등의 서양 의학적인 치료를 한 후 한방적인 치료를 하면 삼출성 중이염으로의 전이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삼출성 중이염으로 전환된 경우에는 약물이나 수술적인 방법, 즉 고막을 절개하여 고름을 빼내거나 고막에 환기관을 삽입해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협조가 되지 않는 유소아의 경우 수술시 전신마취를 해야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부모의 입장에서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

한의학적 치료는 항생제 사용으로 부족해진 정기를 보강해주고 여기에 통규, 청열시켜주는 약물 치료와 귀 주변의 경혈을 자극하여 경락소통을 원활하게 시켜주는 침 치료를 병행한다. 이 경우 진주종성 중이염과 같이 반드시 수술을 해주어야 하는 만성중이염을 제외하고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양호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황학수·한방의·제민일보 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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