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후유장애인 생애사-아카이브전…4월17일까지 국립제주박물관 전시실

   
 
  ▲ 사진=김대생 기자  
 
‘1948년 6월13일 북촌리 마을 어귀에서 사람들과 같이 앉아 있었는데 군인이 위협사격으로 발사한 총알에 오른쪽 넓적 다리가 완전히 부서졌어요. 주먹하나가 쏙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비오거나 날이 흐리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앉아 있으면 총 맞은 데가 뜨끔뜨끔 통증이 느껴집니다’

몸 구석구석 선명하게 새겨진 4·3의 흔적을 내보이며 고통을 호소하는 60여명 후유장애인들의 피맺힌 생애에 모두들 눈시울을 붉혀야 했다.

‘4·3후유장애자 생애사 아카이브전’(부제-몸에 새긴 역사의 기억)이 27일 오후 6시 4·3후유장애자 및 문화예술인, 도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개막식을 가졌다.

4월17일까지 국립제주박물관 전시실에서 마련되는 ‘4·3후유장애자 생애사 아카이브전’은 4·3당시 무장대·토벌대에 의해 부상을 당했으나 여전히 도외시되고 고통받는 삶을 살아가는 후유 장애자들의 삶을 기록한 영상설치전이다.

이번 전시엔 총칼에 턱을 잃고 팔·다리가 잘리고, 총알이 몸을 관통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난 이들. 전기고문과 각종 구타로 온 몸이 짓이겨진 정신적·육체적 후유장애자들의 억울한 사연과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몸의 상처들이 가감 없이 담겨졌다.

그러나 의료 지원금 등 실질적인 대책은 턱없이 부실하고 납득할 수 없는 현 정부와 도의 지원책에 분노 어린 지탄이 이어지기도 했다.

현은영씨(30)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이러한 4·3후유장애자에 대한 지원책이 너무 허술하다는 점에 화가 난다”며 “4·3을 겪지 못한 세대에게 뼈아픈 제주의 역사를 눈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를 기회로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후유장애자들의 사연과 사진을 담은 판넬 60여점, 증언 영상물을 비롯해 4·3당시 양민임을 입증키 위한 양민증, 파편자국이 선명한 엑스레이, 총살용으로 사용된 소총의 탄피와 탄두 등 갖가지 유물 등이 함께 전시돼 있다.

㈔제주민예총영상위원회가 주관한다. 문의=758-0331.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