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기 대회 창설 숨은 일꾼·30년간 제주배구 발전 노력

백규환씨(59). 그를 두고 제주도내 배구인들은 ‘산증인’이라고 한다. 그럴만도 하다. 백구의 코트로 불리는 현장은 그가 만들어낸 모습으로 늘 가득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배구는 하위권에서 어느덧 정상권으로 도약했다. 그 이면에는 백씨의 노고가 숨어 있다. 30년간 배구 현장을 지키며 일궈낸 것들이다. “배구와의 만남은 우연이라고 할까. 74년 당시 새마을운동이 한창 붐을 일 땐데, 한국해조 직장배구팀을 만들며 배구에 관심을 갖게 됐죠. 그로 인해 배구협회에서 일을 하게 됐고요”

백씨는 제주도배구협회에서 20년간 총무이사, 12년은 전무이사, 그밖에 부회장으로 일했을 정도로 도내 배구는 그의 머리와 가슴속에 꽉 차 있다.

그는 전국 하위권에 맴돌던 제주 배구를 정상권으로 만든 산파역할도 해냈다. 제민기 제주도배구대회 창설의 이면에 그가 있었다. “제민일보 기획팀과 살다시피하며 배구대회를 만들어냈을 때의 기분은 모를 겁니다. 제민기 대회는 도내에 배구 붐을 일으킨 사건이었죠”
백씨의 말처럼 제민기는 제주 배구를 전국에 알린 대회로 거듭났다. 제민기 대회 창설후 도내 초·중 팀은 전국무대에서 모두 11차례 3위이상의 성적을 거뒀으며, 지난 2000년 소년체전에서는 사상 처음 금메달이라는 업적을 이루기도 했다.

그에게 ‘제주 배구의 산증인’‘제민기의 산파역’이라는 이름은 따라붙지만 아쉬움을 토로한다.

백씨는 “한창때 도내 학교팀이 15개를 넘었으나 이젠 절반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학교 체육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협회 일은 접었으나 자문 역할을 하면서 늘 제주 배구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