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있어 월경은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월경이 있을 때는 몸 안에서 호르몬, 신경, 혈액 등 여러 가지 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위화감이 따르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특히 10대의 경우 아직 자궁의 발육이 완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겹쳐 생리 때 통증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이 가벼울 때도 있지만 시험이 겹치면 시간마다 진통제를 복용해야 할 정도로 심해지는 등 그 양상은 매달 일정하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생리기간이나 그 전후에 수반되는 통증을 월경통 또는 통경이라 한다. 그 원인으로는 기운과 혈액의 순환장애(울체)에 의한 경우, 자궁 내의 나쁜 피(어혈)가 원인인 경우, 차고 습한 기운(한습)이 자궁 내에 괸 경우, 간장과 신장의 기운이 허약해진 경우(간신허손), 기혈이 허약한 경우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기운과 혈액이 울체되었을 경우 기혈 순환이 잘 되게 하고, 어혈일 경우에는 어혈을 없애는 치료를 한다. 또 한습의 경우에는 몸을 따뜻이 해주고, 간신허손의 경우는 간장과 신장의 기운을 북돋워 줄 수 있는 처방을 중심으로 치료한다. 기혈이 허약해서 올 때는 팔진탕과 같은 기혈을 보충하는 처방으로 치료한다. 최근에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과 함께 자기장치료법, 훈증요법, 침구치료, 뜸요법을 함께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며, 재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또 월경 때는 과로를 피하고 소화에 부담이 없는 음식을 섭취하며 정신적으로 긴장하거나 흥분하지 말고 몸을 따뜻하게 하여 기혈이 원활하게 순환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통증이 있을 때에는 아랫배와 허리에 따뜻한 물찜질을 해주고 찬 음식이나 냉수욕 등은 삼가야 한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약쑥이나 익모초 등을 물에 달여서 수시로 복용하면 자궁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어 통증을 다소 줄일 수 있다.

<황학수·한의사·제민일보 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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