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2세 조동현씨의 말에 막상 제주에 사는 이들의 가슴은 뜨끔하다.

제56주기 4·3을 맞아 재일동포 2세 조동현씨 부부와 오광현씨가 제주를 찾았다. 그들은 위령제, 거리굿 등 4·3행사를 부지런히 쫓는데 제주일정을 다 할애하고 있었다.

북제주군 조천읍 신촌리가 고향인 조씨와 서귀포시 중문동이 고향인 오씨 또한 4·3 유족이자 피해자이다. 그러나 그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여전히 4·3을 금기로 알고 가슴앓이를 하는 제주출신 재일동포들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조씨는 “사실 일본에선 대통령이 4·3을 공식 사과한 것, 특별법 통과 등 이런 사실들을 잘 모르죠. 여전히 금기로만 알고 힘들어하는 거예요. 이러한 사실을 일본 내 알리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러한 연유에서다. 일본에선 오는 4월 22∼28일 또 하나의 4·3예술제가 펼쳐진다.

바로 4·3을 생각하는 모임이 제주민예총을 초청, ‘4·3, 그 희망의 시작’민속 굿이 도쿄 닛뽀리사니홀과 오사카 모리노미야 삐로띠홀서 공연된다.

20여년 재일4·3운동을 펼쳐 온 4·3을 생각하는 모임은 지난해에도 놀이패 한라산을 초청, 마당극「꽃놀림」공연을 가진 바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계획이 전혀 없던 상태에서 10월31일 한밤 중 제주에서 걸려온 대통령의 사과 소식에 바삐 행사를 준비한 것.

조씨는 무엇보다 이번 일본 공연이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도 조총련과 민단, 동경과 오사카를 이렇게 한번에 움직인 적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일본 현지인들은 물론 언론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요. 앞으로도 국내에서 일어나는 4·3해결에 기대가 많아요. ‘4·3, 그 희망의 시작’이라는 밝은 제목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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