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사 주최 제1회 4·3 평화국제마라톤대회가 지난 4일 도민 등 9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훤하게 트인 제주시내 해안도로를 달리며 건강한 삶을 만끽하면서 평화를 염원했다. 흠뻑 젖은 땀을 닦아내며 쓰라리고 아픈 역사의 흔적인 제주 4·3이 지닌 의미를 되새겼다. 달리는 발자국엔 이제 4·3의 한과 갈등을 한 차원 높은 화해와 상생으로 거듭 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기도 했다.

올해 처음 창설된 제주4·3평화국제마라톤대회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당초 올해로 사건 발발 56주년을 맞는 제주4·3의 의미를 되새기며 평화를 염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지난해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4·3진상보고서가 채택됐고, 대통령이 국가권력의 잘못을 제주도민에게 사과를 기념하려는 뜻도 있다. 반세기 넘게 제주도민들을 짓눌러왔던 이데올로기의 구속에서 벗어난 것도 자축하기 위해서다. 마라톤을 통해 제주4·3을 더욱 널리 알리고, 침체된 도내 육상을 활성화하는 데 한 축을 맡으려는 바람도 담았다.

이번 대회는 나름대로 특이한 기록도 남겼다. 우선 도내에서 치러진 마라톤대회 가운데 참가자가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마스터스부와 선수부를 포함해 참가 신청자만 9300여명, 자원봉사자와 진행요원까지 합치면 1만 여명이었다. 또한 일반 마라톤대회에 도내 엘리트체육 육성에 보탬을 주기 위해 선수부를 부활시켰다. 이는 도내 마라톤 가운데 학생선수들이 참가하는 유일한 대회란 점이 차별화된다. 제민일보는 창간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4·3특별취재반을 구성, 진실규명을 위해 한 몫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때문에 4·3을 기념하는 마라톤대회를 열게 된 것도 이와 결코 무관치 않다. 이번 대회의 성공은 제주도민의 애정 어린 참여와 관심에 있었음에 감사한다. 이 대회가 4·3 해원의 기폭제가 돼 조국통일과 평화, 화해와 상생의 밑거름이 되는 축제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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