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자율학습 감독·운영비, 냉·난방비 등 공공연 거둬

일선 학교에서 불법 찬조와 잡부금 모금행위가 뿌리뽑히지 않으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12일 도내 일선학교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일부 학교에서 보충·자율학습 감독비와 운영비 명목으로 학부모회가 중심이 돼 잡부금 모금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더구나 모금 주체인 학부모회는 학교운영위원회와 성격이 다른 자생모임인 까닭에 회비운영에 대해 학교나 학부모들의 규제를 전혀 받지 않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제주시내 모 고등학교 학부모 A씨(45)는 학부모회 임원으로부터 “부모의 능력을 고려해 찬조금을 걷고 있으니 20만원을 제출해라. 제출자 명단은 교사에게 통보된다”는 연락을 받고 한참을 망설였다.

K씨는 “명단을 통보한다는 것은 곧 찬조금을 내지 않으면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말과 다를 바 없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지만 “어쩔 수 없이 내긴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시내 한 고교도 자율학습 감독비 겸 냉·난방비 보조 등의 명목으로 1인당 7만원씩 일률적으로 걷고 있어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EBS수능방송 학습여건을 개선한다며 기금을 모집하는 등 교육재정이 뒷받침해야 할 부분들까지 ‘찬조금’형태로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대개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발전하고 아이들이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조성을 위해 기금을 낼 의향을 갖고 있다”면서도 기금운영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길 바라고 있다.

전교조 제주지부 관계자는 “교사들의 시간외 근무는 찬조금이 아닌 교육재정에서 충당돼야 할 문제이고, 설령 학부모들의 자발적 찬조금이라 하더라도 그 쓰임새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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