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제주시 인터넷 '신문고'에 올려진 2건의 고발성 글이 알려지면서 사이버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시 신문고 담당자가 '신문고'에 올려진 의견을 검색하고 있다.<김기용 기자>


 사이버 공간에서 보여준 네티즌들의 파워는 대단했다.

 지난6일 제주시 인터넷 홈페이지 신문고에 뜬 2건의 각기 다른 고발성 스토리는 네티즌들의 공분을 자아내며 결국 상대방을 무너뜨렸다.

 제주도립예술단원을 룸살롱에 데려가 술시중을 들게 했다는 ‘우리가 접대부인가요’란 글이 실리자마자 제주시 홈페이지 신문고는 안무장을 비난하는 글로 순식간에 가득 찼다.

 문화진흥원장이 곧바로 사과를 했으나 이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돼 결국은 제주도가 8일 안무장과 사무장을 해임해야 했다.

 6일부터 9일까지 불과 나흘동안 제주시와 제주도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100건 가까이 쏟아졌으며,조회건수로는 1만회를 넘어섰다.신문고가 운영된 이래 가장 많은 의견과 조회건수로 기록될 정도로 한 네티즌(예술단원)이 사이버공간에 올린 글은 제주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같은 날 신문고에 오른 뉴월드마트내 약국에서 벌어진 고객과 약사간의 말다툼도 뉴월드마트측에서 문제의 약국에 대해 고객에 대한 불친절과 이미지 훼손을 이유로 6일자로 계약해지 통보를 함으로써 막을 내렸다.

 ‘성만’이란 이름의 네티즌은 8일 “사회적 약자들의 뭉쳐진 힘은 가공할만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앞으로 불합리와 부조리를 추방하는 관찰자적 입장에서 참여행정을 펼쳐나가겠다”며 이번 사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사이버공간의 언어폭력을 우려하는 글도 올라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이버공간의 윤리문제를 뒤돌아보게 했다.

 글쓴이가 ‘참된 에너지가 그린운 시민’은 “사이버 넷에 익명을 인정하는 것은 인간의 잠재된 면의 표출되는 인간해방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비윤리,비도덕,더나아가서는 어떤 목적을 위해 사회의 잔잔한 정서에 돌을 던지는 돌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산업정보대 김대영교수(컴퓨터정보과)는 “사이버 공간에서 실명을 요구할 경우 피해의식 때문에 건전한 여론이 형성되지 못할 것이다.익명은 보호하되 문제는 도덕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네티즌들에 대한 윤리·도덕성 교육과 함께 근거 없는 특정인에 대한 인신공격과 비방은 사이버공간에서 과감히 퇴출시키여 한다”고 말했다.<이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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