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같은 밀가루 음식이나 음료, 짠 음식을 많이 먹고 잔 다음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얼굴이나 손발이 붓는 사람들이 있다. 한방에서 부종은 몸 안의 수독이 잘 배설되지 못하고 온몸에 쌓이는 것으로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자주 붓는 사람은 신장이 나쁜게 아닌가 의심하는데 부종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경과와 증상을 잘 가려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장 흔한 것은 신장성 부종이다. 처음에는 얼굴, 특히 눈꺼풀이 붓다가 손끝과 얼굴 등 전신이 붓는다.

이와는 달리 얼굴 전체가 부석부석해진다면 위장이 나빠서 생기는 위장성 부종이다. 그러나 얼굴에서도 눈 밑이 자주 부었다 내렸다 하면 신장성 부종으로 본다. 이밖에도 심장성 부종은 숨이 차서 다소 얼굴이 붉어지고 수분이 아래쪽으로 몰리기 때문에 주로 하체가 붓는 특징이 있다.

부종을 양수 부종과 음수 부종으로 나누기도 한다. 주로 외부인자에 의해 눈과 얼굴 주위에 부종이 생기고 오한. 발열 등이 동반되며 정강이를 눌렀을 때 누른 자국이 바로 사라지면 양수 부종이다.

반면 내부인자에 의한 부종으로 정강이를 눌렀을 때 그 자국이 수십 초가 지나도 그대로 남으면 하체 및 전신에 부종이 생기는 음수부종으로 본다.

한방에선 약물치료를 주로 하는데 양수 부종인지 음수 부종인지, 원인이 어디 있는지 병증을 살펴 처방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신장의 배설 기능이 나쁜 사람이 이뇨제를 남용하는 것이다.

소변이 빠지면서 영양분까지 함께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령산 등의 한약은 일단 뇌에서 이뇨작용을 해야 한다고 판단할 때는 효과가 있지만,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더 이상 이뇨를 시키지 않으며 영양분의 누출도 없다.

가벼운 부종은 옥수수 수염 80g에 물 3사발을 붓고 2시간 달여 수시로 차처럼 마시거나 늙은 호박에 꿀을 넣고 푹 고아 마시면 효과가 있다. 밥에 검정콩과 붉은 팥을 섞어 혼식을 하면 습기 배설과 소화기능까지 도와 부종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특히 다리 정강이가 붓고 붉은 반점이 생기며 다리가 무겁고 아플 때는 팥 삶은 물을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일단 부종이 있다면 짠 음식과 단 음식은 금한다. 짠 음식은 체내 염분을 증가시켜 수분을 많이 섭취하게 하며, 단 음식은 체내 습을 많게해 소화를 방해하고 신장기능을 저하시켜 몸을 더 붓게 한다.

<황학수·한방의·제민일보 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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