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침요법은 경혈이나 압통점 같은 특정 부위에 정제된 액체 형태의 약을 직접 주입하는 침법을 말한다. 따라서 근육이나 혈관 등에 화학약물을 주입하는 양방의 주사와는 구별되며, 정제 작업때 손이 많이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침법은 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환자나 응급환자에게도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고, 시술때 통증이 일반적인 침을 맞는 정도로 미미하다는 장점이 있다. 적용 영역도 내과, 피부과, 신경정신과, 외과 등으로 다양하다.

약침의 종류는 크게 3가지이다. 한약재를 끓이는 과정에서 수증기만을 채취해 주사액으로 제조한 일반 증류약침, 인체의 태반에서 추출해 제조한 자하거약침, 꿀벌의 독낭에서 채취한 봉약침 등이다. 봉침의 경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대체의학의 중요한 수단으로 지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대장금’에도 봉침이 등장한 적이 있다. 비록 역사적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미각을 잃은 장금이는 봉약침 덕에 미각을 되찾았다. 봉침의 안전성은 이미 입증됐다. 미국의 한 통증 연구소가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1984년에서 90년 사이에 3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00만대 이상의 봉침 치료를 실시한 결과 단 3건에서만 용량 과다투여로 인한 과민증 반응이 나타났을 뿐이다. 한의사들은 특히 봉독요법에 사용되는 봉독의 경우 정제 과정에서 인체에 부작용을 일으킬 만한 성분들이 제거된다고 한다. 그러나 민간에서 직접 벌을 이용해 치료하는 벌침요법의 경우에는 봉독요법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사하지만, 안전성 등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신중한 시술과 처치가 요구된다. 봉침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효능은 강력한 진통 작용이다. 만성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은 봉침요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봉침 시술때에는 점진적으로 봉독의 양과 침을 맞는 자리가 늘어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리 적용되지만 보편적인 치료 기간은 3~4일 간격으로 주당 2회 정도이다.

약침치료를 받을 때는 반드시 술을 멀리해야 한다. 담배·토마토·고추 등도 가급적 적게 섭취하는게 좋다. 다만, 비타민 C는 권장 사항이다. 임신부나 매독·비임균성요도염, 결핵, 신장염, 임파선 등의 질환, 심장 질환 등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치료대상에서 제외된다.

<황학수·한방의·제민일보 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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