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민들은 물론이고 관광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사라봉 공원.

 저녁 녘 붉은 노을이 온 바다를 물들인다는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인 사봉낙조(沙峰落照)로 더욱 유명하다.또 망양정(望洋亭) 팔각정에 서 있으면 제주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는 사라봉.

 그러나 사라봉에서 낙조의 장관을 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시가지를 한 눈에 볼 수도 없다.

 60∼70년대 심은 소나무 등이 쑥쑥 자라 사봉낙조와 시가지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로막고 있다.팔각정에서도 볼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제주시가 몇 차례 가지치기를 해 남쪽과 서북쪽 시가지 일부와 바닷가를 볼 수 있는 게 고작이다.그 것도 발아래 펼쳐지는 모습이 아닌 먼 곳의 전경만 가능하다.

 동쪽의 별도봉과 남쪽의 웅장한 한라산의 모습도 소나무 사이로 드문드문 볼 수 있을 정도다.시민들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사라봉의 조망권 확보문제가 설득력을 얻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소나무를 베어내야 하나 ‘애쓰게 가꾼 나무를 어떻게 잘라낼 수 있느냐’는 정서가 자리잡고 있다.삼림욕을 즐기는 시민들도 이에 반대하고 있다.시민들 사이에서도 찬반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방법은 지난 1965년 지어진 2층 팔각정을 헐어내고 보다 높은 전망대를 주변경관과 어울리도록 신축하는 것이다.그러나 이 역시 항공고도란 장벽에 막힌다.

 항공법에 따른 이 일대 항공고도제한은 123m, 사라봉의 표고는 148m, 사라봉 자체만도 15m를 초과하는 실정이다.제주시 당국도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곳에서 매일 운동을 한다는 김모씨(36·제주시 일도2동)는 “소나무에 시야가 가려 사봉낙조와 시가지 전경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게 늘 불만이다”면서 “나무를 부분적으로 베어 내거나 전망대를 올려 조망권이 확보되도록 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이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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