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자질론’내세워 막판 뒤집기 성공

▲ 13일 제주시교육청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조성익 기자>
산남 지역의 전폭적인 지지와 타 후보와의 차별전략이 어우러져 일꾼 막판 대역전극이었다.

지난 11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신영근 후보에 30표 차이로 1위 자리를 내줬던 양성언 당선자는 이날 보란 듯이 97표 차이로 대 역전에 성공하며 값진 승리를 일궈냈다.

이번 선거는 당초부터 1차 투표보다 결선투표에서 판가름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박빙의 승부가 전개됐고, 결국은 극도로 제한된 선거운동 때문에 정책대결보다는 초등-중등, 산남-산북 등 연고대결 양상으로 치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측에서다.

이날 결선투표 결과는 한 마디로 산남 지역의 전폭적인 지지에다 초등출신 교원들의 결집이 이룬 결실로 요약될 수 있다.

서귀포시에서 76.5%, 남제주군에서 65.4%라는 사실상 ‘몰표’를 던져주었고, 민선 1∼3대 교육감이 모두 중등 출신이 되면서 파생된 초등교원들의 ‘이번만큼은 바꾸자’는 심리적인 연대가 당선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 11대 교육감선거에서 오남두씨를 당선시키는 데 일조했던 초등교원들의 단결력이 다시 한번 그 진가(?)를 발휘한 셈이다.

또한 이번 결선 투표에서는 ‘반 김태혁(TH) 전선’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신 후보가 1차 투표 때보다 257표를 더 얻은 데 반해 양 당선자는 1차 때보다 무려 384표를 더 얻었다. 이는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한 나머지 후보들이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반TH’성향이 유권자들에게 먹혀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40년 교육경력의 검증된 행정가’임을 내세우며 타 후보들과는 달리 제주교육 8대 혁신과제를 제시하는 등 차별화 된 정책도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양 당선자는 당선의 기쁨과 함께 제주교육 수장으로서 산적한 제주교육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부담도 더불어 지게 됐다.

당장 인사비리 혁파, 이미 예고된 일반직 6·7급 대규모 승진인사의 잡음 없는 처리, 앞으로 4년간 제주교육의 이정표가 될 교육지표 마련 등이 그것이다.

또한 만신창이가 되다시피 한 제주교육의 신뢰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끌어올리는 것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양 당선자는 이제 제주교육의 수장으로서 스스로 교육의 음지를 살펴보고 교육 소외 계층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 넣어줘야 하는 위치에 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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