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바다 모두가 우리 집 어장이라며/언제나 당당하고 건강하신 아버지/뭣 땜에 한숨인가요/제 탓이면 어떡해요.//양식장 흉작에 가사리 값 떨어지고/포구엔 기름띠 아버지 애 태운대요/힘으로 할 수 있다면/제가 나서 보겠어요.//그래서 두 어깨 더 좁아 보이고/귀가길 발걸음이 휘청이고 있어요/드려서 위로가 된다면/하겠어요,제탓이라고.”(‘제 탓이어요’전문)

자연을 벗삼아 살고 있는 농어촌 아이들의 해맑은 심성과 생활상을 엿 볼 수 있는 동시집이 나왔다.

동시작가 김영기씨(59·광양초등학교 교장)가 최근 도서출판 창작나무에서 발간한 「소라의 집」이 그 책이다.

‘별처철 꽃처럼’‘하늘을 나는 오리’‘찔레꽃’‘풀꽃편지’‘제 탓이어요’‘갈대들도 말을 한다’‘바닷가 음악교실’‘유채꽃 바람’‘일출봉’‘꿩 친구에게’등 65편의 동시조에는 농어촌 아이들의 순수함과 동심이 담뿍 배어있다.

“친구야!/바람의 큰 손을 보았니?/길가의 미루나무 이파리를 보렴/찰찰찰/박자에 맞춰/탬버린을 흔드는 손.//친구야!/바람의 큰 발을 보았니?/우도봉에 올라가 저수지를 보렴/솨솨솨/떼지어 달음 치며/물결을 만드는 발.”(‘바람을 보았니’전문)

지은이 김영기씨는 “동시조란 어린이들의 생활에서 얻은 느낌이나 생각을 시조의 형식을 빌려 쓴 글이다”면서 “「소라의 집」을 통해 동시조를 이해하고 자신있게 누구나 동시조를 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동시조는 어린이를 위한 시조로서 동시조는 자랑스럽고 귀한 문화유산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동시도를 많이 읽고,암송하고,감상하다 보면 자연히 동시조에 익숙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동시조의 이해와 동시조 짓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권말부록으로 ‘단계별 동시조 쓰기’를 소개하고 있다.‘단계별 동시조 쓰기’는 동시조의 정의에서부터 형식,종류,행과 연 나누기,동시와 동시조 비교,동시조 쓰기,감상 등으로 나눠 각종 예문과 함께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동시조의 이해를 돕고 있다.

김씨는 한국아동문학인협회,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이며,저서로 동시집 「휘파람 나무」(공저) 「날개의 꿈」「작은 섬하나」,동화집 「알동네 웃동네」(공저) 등이 있다.<김순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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