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간혹 볼 수 있다. 사고 직후에는 증상이 없다가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 통증이 있어 엑스레이 검사 등을 받아보지만 딱 부러지게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다. 교통사고로 인한 골절 및 외상 등을 치료한 후에 나타나는 증상을‘교통사고 증후군’이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기혈의 순환을 좋게 해 외상으로 인한 어혈을 제거하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어혈은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상실한 혈액이 응축되어 형성된 일종의 병리적인 산물이다. 혈액이 내부에 정체되거나, 혹은 외부로 나가서 조직사이에 쌓이거나, 기관의 내부에 쌓여 소실되지 않아 어혈을 형성하게 된다.

초기에는 어혈을 제거하고 기를 소통시켜주는 약물을 사용하고, 후기에는 기혈을 보하는 약물을 투여하고 경락을 소통시키는 침과 뜸으로 어혈을 간접적으로 제거한다. 외과적인 수술을 받은 경우도 어혈 및 기혈을 소통시키는 방법을 겸하면 회복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피부에 타박상이 있으면 치자와 홍화 각 20g을 가루내어 술에 반죽하여 환부에 붙인다. 머리가 주로 아플 때 대황 10g, 천궁 7g, 백지 10g, 세신 5g을 가루내어 하루 두차례 복용한다. 골절로 부종이 심하고 멍이 많은 경우는 자연동, 당귀, 몰약 50g을 가루내어 먹으면 뼈가 잘 회복되고 어혈제거에도 도움이 된다. 특별한 타박상이 없더라도 홍화와 당귀미, 천궁을 각 7g씩 가루내어 하루 두차례 복용하면 기혈순환이 좋아져 통증제거에 도움이 된다.

전신이 무겁거나 은은한 통증이 있을 때 사우나 또는 찜질방에서 장시간 땀을 내면 일시적인 통증 감소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땀은 피와 같은 성분이므로 너무 많이 흘리는 것은 좋지 않다. 만성적인 통증에는 사우나보다는 냉탕과 온탕을 1분씩 번갈아 가며 하는 전신욕이 좋다. 냉탕에서는 교감신경을, 온탕에서는 미주신경을 항진시킴으로써 자율신경계 조정에 도움이 되며, 교대적 피부자극으로 피부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자연치유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황학수·한의사·제민일보 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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