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게 심술을 부리고 트집만 잡다가 얼굴이 풍선처럼 부풀어 하늘로 붕붕 날아간 ‘잉잉 고양이’,“싫어 싫어”를 연발하는 아이의 입속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도망 다니는 케이크와 사탕….

 도서출판 비룡소가 펴낸 「앙-앙」(전 4권)과 「싫어 싫어」(전 4권)에는 기발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캐릭터들이 강조하는 것은 ‘바른 습관’.이야기 중심에 있는 것은 루루라는 꼬마 여자아이다.옷을 벗어 정리하지 않는 루루가 양말을 잃어버린다.루루의 잃어버린 양말은 토끼의 귀로,고양이의 꼬리로,코끼리의 마스크로 떠돌아다닌다.“양말아,미안해”

 유치원에서 루루와 친구들은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고 운다.아이들의 눈물로 금새 바다가 만들어지고 아이들은 물고기가 된다.결국 뜰채와 장화를 챙겨온 엄마에 의해 건져진 물고기들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머리빗기를 싫어하는 루루를 위해 뒤엉킨 털실과 강아지,정원사 아저씨까지 등장한다.곱게 감긴 털실 덩어리와 반지르르 윤이 나는 강아지털,정원사 아저씨로 인해 말끔해진 정원.결국 루루는 예쁘게 머리를 정리한다.

 「앙-앙」과 「싫어 싫어」는 일본의 그림동화작가 세나 케이코의 작품.작가 자신의 육아 체험을 바탕으로 직접 쓰고 그린 조그마한 판형의 동화그림책이다.

 아이들이 바르게 자랐으면 하는 것은 전세계 엄마들의 공통적인 희망.작가는 단순히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생활을 감독할 것이 아니라 아이 입장에서 본 주변세계와 심리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예쁜 상자’를 보자.서로 상자를 차지하겠다고 싸우는 고양이와 개가 나온다.이들의 다툼을 지켜보던 도깨비가 ‘싸움’에 대한 고양이의 발톱을 길게 만들고,개의 입을 크게 만들어버린다.

 싸우면 안된다는 일종의 협박이다.하지만 아이들을 향한 이러한 협박은 윽박지르는 것이 아닌 유쾌한 협박이다.또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특징도 갖는다.

 글 한구절과 그림 하나가 나란히 진행되는 아기자기한 구성으로 책읽기의 지루함을 극복했다.마치 노래를 부르듯,동시 한편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색종이 찢기와 오리기,붙이기를 이용한 삽화가 입체감을 준다.산케이 아동 출판 문화상 수상작이다.각권 4000원·각 세트 1만6000원.<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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