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엄마의 생일.‘선물’에 대한 아이들의 고민은 끝이 없다.

 어른이라면 원하는 것을 묻고 선물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저금통에 모아놓은 작은 돈으로,아니면 돈없이 구할 수 있는 것을 선물하기 위해 머리를 짜낸다.

 마조리 플랙의 원작을 제주출신 양희진씨가 번역한 「곰아저씨에게 물어보렴」은 그런 아이들의 고민을 담고 있다.

 주인공인 대니는 엄마의 따뜻한 품 만큼이나 장난감 수레를 좋아하는 작은 꼬마.엄마의 생일이지만 선물을 고르지 못해 고민중이다.

 이런 대니에게 암탉은 달걀을,거위는 깃털 베개를,염소는 치즈를,양은 이불을,암소는 우유와 크림을 선물하라고 가르쳐준다.하지만 모두 엄마가 가지고 있는 것들뿐.

 울상이 된 대니.그런 대니에게 동물들은 곰 아저씨를 찾아가보라고 가르쳐준다.

 “그럼 우리 함께 곰 아저씨한테 물어보러 가요”.하지만 동물들은 “싫어 싫어”라고 대답한다.

 언덕을 넘어 걷고 또 걸어서 숲에 도착한 대니는 겨우 곰 아저씨를 만난다.“곰 아저씨 안녕하세요.오늘 우리 엄마 생일인데요,뭘 선물하면 좋을까요?” “글쎄,난 줄게 없는데….아 그래,이게 좋겠구나”곰 아저씨는 소근소근 귓속말로 ‘선물’을 가르쳐준다.

 “제가 엄마 생일 선물로 뭘 준비했게요?”대니의 질문에 엄마는 달걀·깃털베개·치즈·이불·우유와 크림 등을 말하지만 하나도 알아맞히지 못한다.그런 엄마를 꼬옥 껴안는 대니.“이게 내 선물이예요,엄마”

 선물이란 ‘정성’이 담겼을 때 그 힘을 발휘한다.눈에 띄거나 물질적으로 충족감을 주는 선물은 단지 그 순간만 기쁘게 할 뿐 기억에 오래 남지는 않는다.

 「곰아저씨에게…」는 그런 지혜와 함께 순진무구한 어린이의 마음을 보여주는 동화책.주변 사람들의 실제 경험과 느낌을 아이들의 좋아하는 동물에 성격을 불어넣어 보여주는 작가의 특성을 잘 반영하는 책이기도 한다.<도서출판 비룡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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