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아이들 오줌을 동변이라 하여 약으로 써 왔다. 항간에 일본 자연 요법가의 글이 소개되면서 소변이 마치 만병통치약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나 마시고 괜히 부작용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소변은 술과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고 말이 많아지는 것은 기운이 뜨기 때문이요, 오줌은 반대로 허열이 뜨는 것을 내리는 작용을 하는데 이는 김치를 담글 때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숨이 죽는 것과 비슷하다.

대개 매운 것 단 것은 생명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술이나 생강이나 꿀을 많이 먹으면 열이 나고 기운이 뜬다. 반면에 짜거나 시거나 쓴 것은 오그라뜨리고 식히는 성질이 있으므로 소변이나 죽염은 허열이 뜨는 것을 진정시키게 된다.

한의서에 소변은 성질이 서늘해, 타박으로 어혈이 들고 염증이 났을 때 소염 작용이 있으며, 허하고 지쳐서 허열이 뜰 때나 상기되면서 열을 수반한 기침이 있을 때 기운을 내려 줌으로 진정이 빠르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소변은 성격이 비교적 조급하고 폭한 사람으로서 얼굴이 달아오르면서 머리가 아프고 잘 어지러운 사람에게는 고혈압, 저혈압을 막론하고 아주 적격이라 하겠다.

복용량은 하루 한두 번 종이컵으로 반 컵이나 3분의 2컵을 마신다. 혹 역해서 마시기 어려운 사람은 생강즙을 한 숟갈쯤 타서 마시면 훨씬 수월하다. 외용으로는 머리의 비듬과 각종 부스럼에 소변을 바르고 5분 후에 씻기를 하루 한두 번 1-2주정도 하면 잘 낫는다. 아울러 잇몸 질환에 자주 머금는 것도 권할 만하다. 이때 삼킬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얼굴이 누렇거나 창백하며, 체중이 많든 적든 몸이 무겁고 나른하여 자꾸 처지는 사람은 원기가 부족한 경우이니 오히려 흥분시키는 매운 맛, 단 맛의 약(인삼 황기 생강 계피 천궁 등)을 선택해야지, 더 가라앉게 하는 소변을 함부로 먹어서는 안되겠다. 이것이 주의 사항이다.

<황학수·한방의·제민일보 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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