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①숭신공고 ②보인정산고 ③수원공고 ④청구고

승리의 여신이 전통의 강호에게 손을 내밀지, 객관적 전력에서 약세인 팀에게 예상외의 승리를 선물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근 고교축구는 평준화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9조에서는 전통의 강호 청구고와 수원공고, 지난 2001년 부산MBC대회를 우승하며 강팀 대열에 끼어든 보인정산고, 광주 축구의 전통을 잇고 있는 숭신공고가 출사표를 던졌다.

청구고는 이름만으로도 주눅들게 만든다. 김동현 박주영 등 걸출한 초특급 선수를 잇따라 배출한 팀으로, 올해 역시 우승권에 꼽힌다. 지난해 박주영을 필두로 고교 최정상의 실력을 선보였다. 올해는 다소 전력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강팀의 대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청구고는 김동현 박주영의 뒤를 이어 정경호(18세이하 대표)가 최고의 플레이어로 꼽힌다. 정경호는 170㎝의 단신이지만 돌파력·드리블 등이 수준급이다. 팀 득점의 절반이상이 그의 발에서 시작된다.

특히 청구고는 선수들 개개인이 창조적인 플레이를 펼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시스템을 고집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선수들이 미드필드와 최전방을 오가며 경기를 하도록 주문한다. 청구고는 다만 백록기와는 인연이 없다.

수원공고는 예선 첫 경기를 청구고와 치러야 한다. 더구나 수원공고는 백록기 첫 출전이어서 청구고라는 관문을 반드시 넘어 4강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는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출전 팀 가운데 가장 먼저 제주에 내려와 적응훈련을 펼칠 정도로 백록기에 강한 의지를 비치고 있다.

수원공고는 한국 축구의 기둥인 박지성을 길러낸 학교다. 이학종 감독은 수원공고에 부임하면서 박지성을 발굴해냈다. 올해 청룡기 16강전에서 청구고에 0-1로 패한 분풀이를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1학년이지만 기대주로 꼽히는 이현우와 팀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유수현 등의 플레이에 기대를 하고 있다.

보인정산고는 청구고와 수원공고를 뒤흔들 다크호스다. 지난해 전국대회 2번의 준우승 전력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7년만에 참가하는 백록기에 4강이상을 넘보고 있다. 보인정산고의 강점이라면 강한 수비에 있다. 지난 5월이후 수비가 다소 불안한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절반에 가까운 경기를 영점으로 틀어막았다.

숭신공고는 도내 5개팀과 함께 100% 대회 참가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99년이후 5년만에 8강의 성적을 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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