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고, 감독·동창‘혼연일체’

‘복병’ 통영고가 4강에 입성했다. 지난 2001년 팀이 만들어진지 4년만에 이룬 성과다. 과연 무엇이 통영고의 4강을 이뤘을까. 거기엔 뛰어난 감독과 동창회의 힘이 있었다.

통영고축구부는 창단후 계속 예선탈락이라는 ‘바닥’만 헤맸다. 통영고는 창단 첫해부터 2년 연속 백록기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나 4전4패(2득점, 10실점)라는 초라한 성적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이후 통영고 총동창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축구사랑’을 통해 ‘통고인 사랑’을 실천해보자는 동창회의 의지는 넘쳐흘렀다. 통영고 총동창회는 초등학교 축구 ‘우승 청부사’인 장수룡 감독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불과 1년전이다. 달라진 통영고의 모습은 이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동창회는 재정적인 지원에도 적극적이었다. 매년 1억5000만원이라는 거금을 축구에 쏟아부었다.

‘우승 청부사’ 장수룡 감독은 경남 진해 덕산교를 숱하게 정상에 올린 그야말로 초등학교 축구에서는 알아주는 인물이다. 덕산교는 80년대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축구로 이름을 날렸으나 이후 시들해지며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대우정밀 감독을 지내기도 했던 장 감독이 진해에서 사업을 하러 들어왔다가 ‘축구 부활’을 위해 다시 코치의 업무에 뛰어들었다.

덕산교는 장 감독이 맡으면서 97년부터 2002년까지 경남지역 우승은 수없이 해왔으며, 전국체전 경남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따내는 등 줄곧 정상권을 지켜왔다.

그가 통영고 총동창회를 만나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있다. 통영고 주전 김효근을 비롯한 7명은 덕산교 출신이어서 그 일을 가능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눈빛만 봐도 감독과 선수는 통하는 게 있기 때문이다.

장수룡 감독은 “창단후 첫 4강이며, 맡은지 1년만에 이같은 성과를 내 기쁘다”며 “축구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으려 노력한 선수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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