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조망권 확보를 내세워 탑동광장에 거대한 규모의 데크(DECK·갑판) 시설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시는 지금의 탑동광장에 편익시설이 부족하고 방파제에 가려 해변이 보이지 않는 다는 지적에 따라 탑동광장 전체를 ‘고가(高架)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에 있다.

 시가 구상하는 고가공원의 근간은 지난 1992년 탑동매립지에 대한 도시설계 당시 제안됐던 탑동광장 조성계획 예시도 이다.이 계획은 길이 210m,폭 39m,높이 4m 규모의 2층 데크를 설치해 고가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1층 광장에는 파고라와 화단,잔디광장이 들어서고 20여개 가량의 매점도 만들어진다.또 2층 높이의 전망대를 갖춘 대중식당도 반영돼 있다.그리고 2층 데크에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춰지도록 계획돼 있다.

 이 계획대로라면 탑동광장이 조망권이 확보되고 매점만 대폭 늘어나는 반면,지금의 광장기능은 완전히 상실하게 되는 셈이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탑동광장은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제주시 유일의 도심지 광장이자 청소년들에게는 체육광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또 여름철에는 소규모 공연이 이곳에서 매일같이 열려 제주시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3700여평인 탑동광장은 90년대 초만 해도 매우 넓은 광장이었으나 많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이제는 또 다른 도심지 광장을 마련해야 할 실정이다.이 같은 상황에서 조망권 확보를 위해 광장기능이 상실될 고가공원 계획은 시민들로부터도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16일 가족들과 함께 탑동광장을 찾은 고모씨(41·일도1동)는 “조망권이 문제된다면 그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면 되는 것이지 아무런 문제도 없는 광장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발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이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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