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국보법 폐지”공론화

국가보안법 폐지를 추진해 온 열린우리당 의원 40여명이 폐지안 발의를 위한 서명작업에 들어가는 등 국가보안법 폐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가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장영달, 임종석, 우원식 의원 등 46명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4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입법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신기남 의장과 한명숙 상임중앙위원 등 중진들도 대거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국보법을 폐지하고 국가정보원법 등 각종 법률에 규정된 30여가지의 국보법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초안을 마련했다.

또 9월 정기국회를 목표로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폐지법안 발의를 위한 서명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보법을 폐지하더라도 현행 형법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북한을 단순 찬양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가 없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국보법 폐지와 동시에 형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종석 의원은“법률적인 공백이 얼마나 생기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서 형법으로 일부 보완하는 문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당 일부에서는 국가보안법를 완전히 폐지할 경우 공공장소에서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등 국민 정서와 어긋나는 찬양·고무 행위를 처벌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폐지보다는 개정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추진위원회는 한나라당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보법 폐지안을 당론 대신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개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 폐지 논의가 급류를 타고 있어 국가보안법 존치와 개·폐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국가정체성 여야 공방 가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제기한 국가 정체성 논란이 헌법수호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여야 공방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헌법 파괴의 장본인은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고 비난했고, 한나라당은“노무현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여야의‘국가 정체성 공방’이 하한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4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박근혜 대표가 3일“헌법을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한 데 대해 역공을 가한 것이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은 확대간부회의에서“우리 역사에서 헌법을 가장 심각하게 파괴한 사람은 바로 박근혜 대표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고 주장했다.

한명숙 상임중앙위원도“박근혜 대표가 정체성 논란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은 나라를 이끌어 갈 비전과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고 깎아내렸다.

한나라당도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정체성 위기를 자초한 노무현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며 노 대통령을 직접 공격했다.

박근혜 대표도 취임 인사차 방문한 윤광웅 신임 국방장관에게“군 본연의 임무는 국가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정체성 논란을 접을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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