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앞으로 100일…’무더위에 교육방송 공부도 부담·"수시 모집 지도 여건 어려운 편"

▲ 2005대학입학수학능력 시험일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6일 제주제일고 3학년 학생들이 무더위와 싸우며 수능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김대생 기자>
‘곰도 100일이면 사람된다’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앞으로 100여일. 한 고3 학생의 책상앞에 써있는 글에는 비장함까지 엿보인다. 고3 학생들에게 ‘방학’ 처럼 입에 껄끄러운 단어는 없다. 성큼 다가온 수능시험 준비에 방학을 잊은 지 오래. 하루하루 긴장감 속에 머리를 싸매고 책과 씨름하고 있다.



△여름방학은 ‘사치’?=아침 7시 50분 등교→밤 10시까지 학교에서 특기·적성 및 자습→밤12시까지 일맥반서 추가 공부→인터넷 강의 등(1시간30분 정도)→새벽 1~2시 취침.

임경택군(제주일고 3년)의 방학중 일과 시간표다. 함께 만난 강현솔군(〃)과 김관태군(〃)도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기적성 수업이 끝난 직후인 오후 3시께 찾아간 고3 교실은 여기저기 피곤함이 묻어있다. 책을 향한 눈보다 책상에 기댄 머리가 더 많다.

그래도 달력을 보면 조급한 마음이 앞선다. 월요일(9일)을 고비로 ‘D데이’가 두 자릿수로 바뀌고 느낌도 확 달라진다.

지금 가장 힘든 것은 뭐니뭐니 해도 수능압박. 여름이 되면서 눈에 띄게 떨어진 체력도 걱정이지만 방학기간 서울 유명 학원으로 ‘단기 유학’을 가거나 수시 1학기 합격의 기쁨을 얻은 친구들도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현솔이는 “수시 합격한 친구들이 솔직히 부럽다”며 “기분이 흐트러질까봐 아예 관련된 얘기는 듣지않으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이번 대입에 많이 반영될거라는 ‘교육방송’도 부담 요인이다.

관태는 “교육방송만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고 병행하거나 아예 안보는 경우도 많다”며 “지금까지 나온 교육방송 교재 등을 하루 24시간씩봐도 100일은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담된다”고 말했다.

△할일은 많고…=긴장감이 도는 것은 고3 교무실도 마찬가지. 7차 교육과정 도입 후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이 각기 다른 입시 요강을 내놓으면서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같다.

지난 수시1학기 역시 가능한 많은 학생을 진학시키겠다는 욕심과 달리 모든 준비를 학생에게 맡기다시피 했다.

양성중 제주일고 고3진학부장은 “전반적으로 도내 학생들의 학력저하가 두드러진데다 수시 모집 역시 지방 학생에게는 불리하다”며 “입시 일정과 별도로 9월초면 수시 2학기 원서도 접수해야 하는데 솔직히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고3 부장은 “여건도 어렵고 수도권에 비해 정보가 많이 뒤진다는 것도 걱정”이라며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나왔다고 해도 학원을 선택하거나 유료 인터넷 강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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