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제주시청.

부시장실 앞에서 난데없이 고성이 터져 나왔다.

언뜻 보기엔 짜증스런 행정처리에 화가 난 민원인이 고성을 지르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그 당사자는 민원인이 아닌 바로 시청 직원들이었다.

인사위원회 참관을 둘러싸고 시청 총무과 직원들과 공무원노조 제주본부 직원들간 언쟁이 벌어진 것.

분쟁의 쟁점은 지난해 11월 제주시장과 공무원노조 제주본부간 협의를 통해 인사위원회에 공무원노조 1인 참여 등을 합의했으나 이런 부분이 지켜지지 않고 인사위원회가 개최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10여명의 공무원노조 직원들은 부시장실 앞에 서서 인사위원회 개최 무산을 주장하며 합의서 내용이 이행되지 않는 배경을 설명하라고 강력 항의했다.

하지만 이런 광경을 지켜본 일부 시청 직원들은 씁쓸한 표정이었다.

다른 직원들도 아니고 같은 직원들간에 고성을 지르며 다투는 모습이 그리 보기 좋지는 않았다는 것.

꼭 고성을 지르며 그 것도 근무시간에 우르르 모여 다투는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 없었느냐는 것이다.

시장과의 공식 면담을 요청하고, 문서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었는데 이날 모습은 공식적인 권리를 찾기 위한 모습이라고 보기엔 다소 아쉬웠다는 것.

분쟁의 당사자였던 직원들은 이날 소동에 대해 ‘죄인 취급받는 기분이다’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데 조용히 말로만 해야 하느냐’는 서로 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누가 봐도 한 지붕에 살고 있는 두 가족의 모습이다.

<현민철·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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