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한 고등학교 생활을 통해 평가받은 내신이 대학 진학때 더 반영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누구나 수긍하고 있다.

실제 일선학교에서 내신성적 부풀리기가 관행화되면서 학생부는 변별력 없는 전형자료로 전락, 학교 수업의 파행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수능시험이 통합교과적으로 출제, 학교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 확산으로 재학생의 학원 과외가 일반화됐고 재수생이 유리하다는 측면이 부각되면서 인기대학·학과 진학을 위해 ‘재수’를 선택하는 악순환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개선안으로 인해 내신과외 등 사교육 강화, 대학의 내신 불신, 본고사 부활, 고등학교내 우열반 편성 등 과거의 입시 부작용이 재연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많았다.

논술 등 대학별 고사가 강화될 경우 관련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도내 학생들이 수도권 우수 학원을 찾아 다니는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모 고3진학 교사는 “여름방학만 해도 반에서 많게는 7~8명까지 수도권 입시 전문 학원 수강을 위해 특기·적성교육을 받지 않았다”며 “학교에서의 논술·면접 지도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학원을 선택하는 학생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평준화 지역인 제주 역시 ‘고교등급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찬반의견이 팽팽하지만 제주의 경우 ‘불리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몇몇 대학이 수시모집 등을 통해 특정 지역 및 특정 학교 학생들을 ‘입도선매’하고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한 상황에서 지역적 불이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평준화 지역인 제주·서귀포시 지역은 차지하더라도 지방 일반계나 실업고 등의 경우 그렇지않아도 심각한 농어촌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3 아들을 둔 문모(여·42·제주시 일도2동)씨는 “내신 위주로 간다고 해도 어쨌든 내신점수를 잘받기 위해 학원으로 몰리지 않겠냐”며 “어떤 과목을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벌써부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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