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남자향기’ 물씬한 한국영화가 5월 넷째 주를 설레임으로 채운다.

한국영화계의 카리스마 안성기와 부드러움의 대명사 박신양이 만난 「킬리만자로」(감독 오승욱)는 화면 가득 선명한 핏빛 영상이 매혹적인 영화.

쌍둥이 동생 해식이 자살하는 바람에 정직당한 형사 해철.동생의 유골을 안고 찾아간 고향 주문진엔 그를 해식으로 오해하고 기다리던 동료 깡패들이 있었다.깡패 두목 번개는 해철을 해식으로 오해,패거리끼리 싸움에 동참시키고 해철은 동생의 과거를 껴안으며 해식 행세를 한다.시간이 흐르면서 동생의 과거는 해철의 의식과 행동을 잠식해가고 번개와의 교류 속에서는 알 듯 모를 듯 긴장감이 더해간다.

화산과 만년설을 동시에 품어낸 ‘킬리만자로’의 상징적 의미를 극적으로 승화,가열찬 폭력 속에서 싹트는 남자들의 우정과 잔혹한 운명의 장난을 절묘하게 담아낸 수작.

연기력의 극한을 점칠수 없는 안성기의 전형적인 삼류깡패 연기와 함께 쌍둥이 형제를 1인 2역으로 소화해낸 박신양의 노련한 연기가 단연 볼 거리.20일 개봉.피카디리 극장(756-0092∼3)<<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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