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야 너를 지키지 못해 미안하구나’

교육부의 소규모 학교와 분교의 통폐합 방침으로 문을 닫고 있는 ‘작은 학교’와 ‘분교’가 속속 늘고 있는 가운데 마을공동체의 중심에 서있는 학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월간 「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지난 한 해동안 전국의 시골분교 10군데를 취재해 ‘작은 학교·아름다운 꿈’으로 연재했던 글을 다듬고 더붙여 엮어낸 「소중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가 그 책이다.

이 책은 주인공은 제주선인분교를 비롯해 강릉 부연분교,남해 미남분교,죽변 화성분교,태백 하사미 분교,금산 건천분교,봉화 남회룡 분교,단양 보발분교,여주 주암분교,무주 부남분교 등 10군데 작은 분교 아이들과 이들의 방패막이가 돼주는 선생님과 마을사람들이다.

마을 사람들이 흙을 퍼나르고 벽돌을 찍어 쌓아올린,선생님을 부모처럼 따르며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의 풋풋하고 소박함이 살아있다.

양어장의 물이 넘쳐 흙바닥에 넘친 송어를 잡기 위해 우산도 가방도 내팽개치는 아이들,계곡에서 개구리 알을 이리저리 주고받으면서 노는 아이들,수업시간인지 노는 시간인지 구분없는 시골아이들의 마알간 미소를 떠올릴 수 있다.

시골 분교의 운동회의 주인은 아이들만이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아버지 어머니,마을 주민 모두가 된다.작은 학교는 곧 마을 중심에서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어울리게 하는 소중한 곳이라는 사실이 작은 분교를 통해 속속 밝혀진다.

이 책에 실린 10곳의 분교 중 세 군데는 어느 새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버려 덩그러니 학교만 남아있고, 일곱 개는 오늘도 마을공동체의 중심에 서서 오지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터전으로 아이들의 함성으로 채우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우리나라에서 문을 닫은 학교 수는 무려 927곳.그만큼 마을공동체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음을 이 책은 반증하고 있다.‘학교가 없어지믄 마을은 적막강산이제’.

책머리에서 엮은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따뜻하게 채워주던 삶의 여백이 편리함과 효율성 앞에서 무참히 도려내지고 있다.그 것은 어느 새 산골마을에서,오도카니 떠 있는 섬마을에서 햇살처럼 울려나던 아이들의 웃음까지 앗아가고 있다”면서 “이 책이 학교를 새로이 되살리는 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마가을,7000원)<김순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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