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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에게 핀 사랑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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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09-21 (화) 21:47:44 | 승인 2004-09-21 (화) 21:47:44 | 최종수정 (화)
지난 6월초 어느 날이었다. 우리 반 수빈이가 갑자기 “선생님, 다리가 아파서 걸을 수가 없어요”하며 엉엉 큰소리로 울었다. 부모님이 오셔서 업고 갔지만 그 다음날부터 수빈이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급성골수백혈병’
수빈이 엄마가 내민 진단서를 보고 엄마의 손만 잡은채 마음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고개만 숙인채 말할 수도, 소리내어 울 수도 없었다.

수빈이는 서울에 있는 아산병원에서 3회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으며 10월에 있을 골수 이식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마침 4살된 여동생 골수가 맞아 다행이라고 한다. 생활보호대상자인 수빈이 가족은 생계비는 물론 수천만원에 이르는 많은 치료비와 수술비 준비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빠져 있었다.

수빈돕기 운동을 벌이기로 하고 먼저 본교 어린이, 학부모께 안내문을 보냈다. 우리 반 어린이들은 같이 공부하던 친구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여긴 네명의 어린이가 군것질할 돈을 아껴 모아두었던 돼지저금통을 들고 왔고, 학부모님들도 정성껏 성금을 보내왔다. 이에 본교 선생님들도 도움의 손길을 같이 했다.

수빈돕기통장이 개설되고 알음알음 수빈이 소식을 알게된 주변의 도움도 답지했다. 제주시 관내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고사리 정성을 모아줬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많은 분들이 성금을 보내왔다. 초등교사 그룹사운드인 ‘폭풍전야’도 지난 8월 19일 자선공연을 열어 수빈에게 도움을 전했다.

세상이 각박하고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요즘 ‘환우에게 활짝 핀 사랑의 꽃’을 볼 수 있었다.

두 달간 모은 성금은 1900여만원이 조금 넘었다. 모은 성금을 전달할 때 수빈이 엄마는 울고 또 울었다. 그 때 흘린 눈물은 고마움의 눈물이고, 감동의 눈물일 것이다.

"저희를 위해 애써주신 담임선생님을 칭찬합니다. 남의 일이 될 수도 있는 일을 직접 몸으로 뛰시면서 우리 아이에게 희망을, 제게는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여유를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선생님의 힘으로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제주도교육청 사이트에 띄워진 수빈이 엄마의 글을 읽으며 마음 한 구석이 참 기뻤다. 칭찬을 받기 위해 한 일은 아니었지만 많은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제자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니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누군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 남을 도울 수 있을 때가 도움을 받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활짝 피지 못한 꽃봉오리에 대한 많은 주위 사람들의 사랑의 손길, 한 분 한 분이 고맙고 또 감사드리고 싶다.

교사의 보람과 남을 위한 봉사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수빈돕기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수빈 뿐만이 아니라 불치의 병으로 고생하는 모든 분들에게도 사랑의 손길이 있었으면 한다.

“수빈아, 힘들지. 개학은 했지만 아직 너의 자리는 비어 있구나.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꼭 나아서 우리 곁으로 돌아오길 바래”

반 친구들이 쓴 편지를 읽으며 수빈이가 하루빨리 학교에 돌아 오기를 기다린다.
<제주북교 교사, 박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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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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