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지천 목교 복원사업을 놓고 말들이 많다. 설치된지 2년도 안된 목교가 부식돼 보행자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제주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생태복원의 모범 사례로 꼽히며 정부 각 부처로부터 각종 수상을 받은 것이 산지천 복원사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만큼 이번 사건의 충격파도 큰 것이 사실이다.

풀어서 말하면 제주시의 대표 브랜드가 부실공사 의혹이라는 치명타를 맞은 셈이다.
그러나 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듯 싶다.

산지천이라는 대표 브랜드를 지키고 소중히 관리하려는 자세는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50여년은 끄덕도 없을 것이라며 호언장담만 했을 뿐 누구하나 산지천 목교가 썩고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모르는 소리를 하고 있다’ ‘자연적인 현상’이라며 이런 지적을 하는 시민들이 마치 무지한 것처럼 몰아가기도 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이후 업무처리도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
담당 직원이 이를 확인하고도 최고 책임자인 시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점은 명백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설계용역이 완료된 뒤 설계상에 이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도 발견하지 못한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여하튼 이번 사건으로 시 대표 브랜드에 치명타를 입었지만 지금은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 이를 해결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눈이 산지천에 쏠려있는 만큼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미봉책은 더 이상 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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