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명한 코미디언이 폐암으로 사망하면서 금연운동이 사회적으로 크게 확산되더니 또다시 흡연과 별 관계없을 것 같던 여자 탤런트와 유명탤런트의 부인이 잇따라 폐암에 희생되면서 애연가들에게 위험 경보를 울리고 있다. 국립암센터 소장은 담배를 생산, 판매, 소지하는 자체를 법으로 금지 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실현가능성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이처럼 여자와 아이들을 포함하여 직접 피우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허망하게 쓰러뜨리는 담배를 기호품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그 살인행위를 방치할 수 없다는 당위성 또한 충분해 보인다. 타인에게 위해가 되지 않지만,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 것이 자유가 아닌 만큼,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사망하는 사람보다 담배를 피움으로서 사망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나라와 사회를 위해서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의무가 있다는 것인가? 게다가 이미 증명된 간접흡연으로 인해 주위사람에게 해를 입히고 있음에야 흡연권을 주장하는 것은 어쩐지 공허해 보인다. 필자도 얼마 전까지 담배를 즐기며 금연을 요구하는 가족들 앞에서도 영혼이 필요로 한다느니 하는 수사적 핑계를 대고 회피하면서 한편으로 곧 끊을거야, 끊으면 되지 라고 미루기만 했었다. 하지만 금연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잘못알고 있는 것이 있으니 담배를 끊고 어느 정도 기간만 지나면 세탁하듯 우리 몸에서 흡연의 흔적이 없어질 거라는 믿음과 기대이다. 평균적으로 보면 젊은 시절에 1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은 40세 이전에 끊더라도 노후 폐기능이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사람의 6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이 알려져 있으며 폐암 발생율 또한 비흡연자에 비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사회의 현역에서 물러나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있는 생활을 누리고 싶은 노후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약과 지팡이에 의지하고 살 것이냐, 사랑하는 배우자와 팔짱을 끼고 수목원이나 별도봉 산책로를 평화롭게 걸을 것이냐는 장래의 선택이 아니고 바로 지금 해야 할 선택이다.<이현동 외과의사, 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