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유적지 순례] 삼도2동 ‘조일구락부’ 옛 건물

제주시 삼도2동 1255번지에 위치한 ‘조일구락부’ 옛 건물. 극장시설이던 이곳은 각종 단체 결성식 등 행사가 많았던 곳이다.

4·3의 도화선이 됐던 1947년 ‘3·1절 기념식’직전인 47년 2월23일 조일구락부에서는 ‘민주주의민족전선 제주도위원회(약칭 민전·民戰)’결성식이 열렸다. 조선민주청년동맹도 이곳에서 창립대회를 가졌다.

이날 민전 공동위원장에는 안세훈(남로당 도당위원장) 이일선(관음사 주지) 현경호(제주중학교 교장)가 선출됐다. 박경훈 도지사가 축사를, 강인수 감찰청장과 패트리치 대위도 참석해 연설을 할 정도로 당시 좌파연합체 성격인 민전의 위력은 컸다.

그러나 3·1절 발포사건으로 인해 민전 간부들이 검거되면서 시련이 시작됐으나 그 해 4월 도지사직을 사직한 박경훈이 7월에는 민전 의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4·3 전개과정처럼 조일구락부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다. 도민의 입장에서는 공포의 대상이었던 서북청년단이 이곳에서 결성됐다.

47년 11월2일 서북청년회 제주도본부가 결성식이 열려 위원장에 장동춘, 부위원장에 박병준을 선출했다. 조일구락부 옛 건물에는 당시 자취는 없다. 증·개축 과정을 거치며 현대극장으로 활용되다가 지금은 개인업체인 대교상사가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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