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세간에 조명을 받았던 유행어가 있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라는 말이 그 것.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에서 일부 검사들의 도발적 질문에 대해 흥분을 참지 못하고 내뱉었던 말이다.
한 해를 넘기고 시간이 흐를 대로 흘러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이 말을 새삼 지금 꺼내는데는 이유가 있다.
공무원노조 총파업 예고 등 ‘정-노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직 부시장이 개에 비유되는 등 상식 이하의 글이 익명을 방패삼아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 경위를 보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제주시지부 홈페이지에 최근 홍원영 제주시 부시장을 개에 비유하는 등 인신 비하의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하루가 지난 뒤 슬그머니 삭제됐다.
‘행자부의 충견 직원파는 부시장…’ ‘부시장은 완전히 정신나갔네’ ‘×눈엔 ×밖에 안 보이는 법이지’ ‘잘 먹고 잘 살아라…’ ‘각오하라 부시장’ 등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이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도배했다.
또 일부 전공노 고위 간부의 연가 처리 문제를 놓고 이를 담당했던 고위 공무원을 비난하는 글도 거침없이 게재되고 있는 상황이다.
누가 글을 올렸는지 익명으로 처리돼 알 수 없지만 ‘우리 후배 공무원…’ 등 게재된 글 가운데 일부 문맥이나 어휘 등을 감안할 때 누가 글을 올렸는지 대충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는 것이 시청 일각의 분위기다.
이쯤 되니 홍 부시장의 입을 빌지 않더라도 시청 주변에서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라는 흘러간 유행어가 회자될 만도 하다.
동료 직원을 감시하고 상사와 부하간 서로 눈치를 봐야 되는 지금의 모습, 가히 좋은 모습은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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