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수능 성적표 받아든 학교 표정

▲ <사진=김대생 기자> 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14일 제주제일고 3학년 교무실에서 표준점수를 확인한 수험생들이 입학원서와 지원할 지망학과를 훑어보고 있다.
선택 교과 위주의 제7차 교육과정을 처음 적용, 원점수 없이 표준점수가 표시된 수능성적표를 받아든 고3교실 분위기는 생각외로 차분했다.

대부분 가채점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6·10월 두차례 모의평가를 통해 표준점수를 경험했던 만큼 별다른 표정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수험생은 물론 진학지도를 해야할 교사까지 ‘참고할만한 기준 자료’가 없다는 점에서 당혹감을 표시했다.

△‘대학합격=로또’=“이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수능성적표를 받아든 고3진학 담당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아직은 알 수 없다’는 신중론을 폈다.

표준점수를 사용하는지, 백분위 점수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상대적으로 점수구간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상황이 불가피한데다 대학 또는 학과별로 표준점수나 백분위 외에 백분위를 변환한 표준점수, 표준점수와 백분위 혼합, 일부 과목 가산점 부여 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면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입시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 205개 대학에서 각기 다른 입시 요강을 내놓으면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같은 점수라도 당락이 갈리는 등 판이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봉우리형’의 표준점수 분포로 인해 중위권이 예년에 비해 두터워진데다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하향 안정 지원 경향이 뚜렷해 질 경우 결과를 점치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성중 제주일고 진학부장은 “점수들을 살펴볼 때 중위권 진학지도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재수생 점수 분포 역시 지금까지 ‘재수가 유리하다’는 일부의 주장과는 판이해 어떤 결정이 유리한지는 수험생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준점수 유·불리‘팽팽’=당장 눈 앞에 놓인 입시 지도도 문제지만 당장 내년 고3 진학 지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선택과목에 대한 준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표준점수제를 시행, 불이익을 보는 학생이 생길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2006학년도 입시 때부터는 대학이 나서야 할 것’이란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언어나 외국어 등 대부분의 수험생이 공통적으로 응시하는 영역은 원점수가 높은 만큼 표준점수도 높아 상대적 박탈감은 적은편.

하지만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있다던 수리‘가’의 표준점수가 수리‘나’에 비해 낮게 배점되면서 수리‘가’만 채택하거나 가산점을 주는 학과를 제외하고는 경쟁에서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게 됐다.

수리‘가’ 만점의 표준점수는 141점, ‘나’는 150점으로 9점 차이가 나고 최하위 점수 역시 수리‘가’는 55점인데 반해 수리‘나’는 68점으로 13점이나 벌어진다.

전국적으로 수리‘가’표준점수 141점을 받은 학생은 482명인데 반해, 수리‘나’표준점수 141점인 학생은 1만4065명이나 된다.

선택학생이 많고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학생이 많이 분포한 과목일 수록 ‘좋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는 셈.

특히 직업탐구 영역 과목 만점이 최고 78점까지 나온데 반해 사회탐구나 과학탐구는 60점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차이가 발생, 계열별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 2004년도 대입 일정

▲정시모집 원서접수=2004. 12. 22∼27
▲정시모집 전형=‘가’군 2004. 12. 28∼2005. 1. 11
‘나’군 2005. 1. 12∼1. 23
‘다’군 2005. 1. 24∼2. 2
▲정시모집 최초합격자 등록=2005. 2. 3∼2. 4
▲1차 미등록 충원 합격자 발표=2005. 2. 5∼2. 6
▲1차 미등록 충원 합격자 등록=2005. 2. 7
▲미등록 충원 및 등록=2005. 2. 11∼2. 18
▲추가모집=2005. 2. 19∼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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