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꿈 책 속에 있었네"

   
 
   
 
한림고에는 숨겨진 또하나의 ‘세계’가 있다. ‘서실계(書室界·도서관)’라 이름 붙여진 공간이 그곳. 책하고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고등학생이란 선입견은 왠걸, ‘문턱이 성할 겨를이 없다’는 서실계 독서위원들의 귀띔이 이해가 간다.

서실계는 독서자율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추천도서를 선정하는 것도, 도서관을 관리하는 것도 다 이들 몫이다. 이번 제6회 교지콘테스트에서 동아리지 부분 가작을 받은 ‘서실계에 서린 꿈 독서로 실현한다’ 역시 이들 손에서 만들어졌다.

온라인 공간을 통해 학생들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 심지어 멀리(?) 있는 선배들의 글까지 모았고 하나의 책으로 만들어냈다.

이런 노력들은 조금씩 ‘열매’를 만들어내고 있다. 입학전에는 ‘책 읽기’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는 1학년 (오)승주는 서실계가 만들어지고, 선배들의 추천도서들에 힘입어 올해만 110권의 책을 섭렵했고 다독왕 1등이라는 영예도 얻었다.

‘학생’이기에 학업에도 충실해야 하고, 독서자율위원들로 서실계 관리도 해야하고, 틈틈이 독서 신문도 만들고, 이번 감상문 모음집을 꾸리고, 인터넷 사이트도 운영하고.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인데도 나름대로 자신의 일에 열심인 모습들은 고교시절 잊지못할 ‘흔적 만들기’를 위한 첫 작업으로 의미가 있다.

담당교사의 눈을 피해 슬쩍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이 더 잘 갖춰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하는 모습들까지 즐거워 보인다.

올해는 모두가 참여하는 독후감 모음집 형태였지만 내년에는 또 다른 성격의 ‘완성품’을 만들기 위한 고민중이란다. 공유할 수 있는 추억 만들기를 위한 고민, ‘학생’이 부러워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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