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대생 기자> 4.3으로 인해 관음사(제주시) 등 도내 35개 사찰이 피해를 입었다.  
 
4·3은 제주지역 불교계에도 많은 피해를 안겼다. 「한국전쟁과 불교문화재Ⅱ-제주도편」을 정리한 제주불교사회연구회 한 연구원은 4·3으로 인해 ‘제주불교는 물적 재산과 인명피해는 물론 근대 이후 이어져온 제주불교계의 염원 자체가 좌절되는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고 표현했다.

제주불교사회연구회 조사에 따르면 관음사(제주시), 법화사(서귀포시) 등 16개 사찰이 전소됐고 보광사(북제주군) 두수사(남군)가 폐허로 변하는 등 4·3으로 인해 35개 사찰이 피해를 입었다. 이중 복원된 사찰은 16곳, 다른 장소로 이동, 복원한 사찰은 10곳이며 고운사 등 7개 사찰은 아예 복원되지도 못했다.

이일선 이세진 원문상 오이화 이성봉 백인수 스님 등 14개 사찰에서 16명의 스님이 토벌대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일부는 수장(水葬) 당하기도 했다.

1950년 정광사에서 예비 검속된 이일선 스님의 경우 1945년 ‘조선불교혁신 제주승려대회’의 대회준비위원장으로 친일을 반성하고 왜색화된 불교풍토를 정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일선 스님은 박경훈 전제주도지사와 함께 ‘제주도민주주의 민족전선’공동의장으로 활동하는 등 시대의 아픔을 비껴가지 않으려고 했다.

제주불교사회연구회측은 “해방을 맞아 의욕에 차있던 제주불교계 활동을 이끌던 주요 승려들이 희생되면서 이후 침체됐다”며 “확인된 부분만 정리된 것이어서 물적, 인적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으며 앞으로도 상세한 연구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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