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의 20~40대 청·장년층의 제주시 유출을 막고 지역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통합학교 운영 등 교육서비스를 개선해야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하지만 골깊은 지역내 갈등과 200억원 상당의 예산 확보 등 통합학교 추진에 따른 문제가 많아 실질적 추진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질의 교육서비스가 ‘키워드’=제주대 사회과학연구소가 북군 추자면 연합청년회의 의뢰로 지난해 7~12월 ‘추자도내 소재 학교 통합 및 통합학교 입지선정에 관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7.5%가 통합학교 설립에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추자교와 신양교(분교), 추자중 등 관내 교육시설에 대해 65%가 교육서비스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35%는 미래를 위해 개선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교육서비스에 대한 불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추자도 학생들의 외부 전학 증가(77%·복수 응답)와 젊은 층의 도시 유출로 인한 인구 감소(72%)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환경이 지역경제구조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응답자의 95.5%는 현재 관내 3개 교육기관을 통합하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인식했으며, 학교 통합 때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부분으로 ‘교육시설의 현대화’와 ‘교육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추자도 1600세대 중 160세대를 대표하는 성인 남녀 160명을 표본으로 실시됐다.

△취지는 좋으나 현실은=추자초·중학교의 통합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앙정부 차원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사업이 진행되던 지난 1998년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았지만 지역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서 없던 일이 됐었다.

지금 지역 차원의 학교 통합 움직임에 대해 제주도교육청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예산 절감 등 교육 행정 효율성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3개 학교를 통합, 1개 학교로 신설했을 경우 교장·교감을 포함해 최소 교원 6명의 수급 조절이 가능해지고, 한해 3억5000만원 상당의 학교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학교 시설 예산으로만 170억원 상당이 소요되는데다 부지 매입 등을 포함할 때 200억원 이상이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등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 사업은 지난 2001년 사실상 마무리된 데다 현재 교육인적자원부나 도교육청의 예산 사정상 큰 돈을 마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예산 문제에 앞서 지역차원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간과할 수 없다.

실제 이번 수요조사에서도 소수이기는 하지만 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이 나왔고, 반대 이유로 ‘마을 이기주의’(50%), ‘통합에 따른 지역주민간 갈등 발생’(30%), ‘지역불균형 발전 초래’(8.8%) 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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