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생 편병 전·입학 만연

제주시내 일반계고 진학을 위한 중학교 3학년들의 편법 전·입학이 공공연히 이뤄지는 것은 물론 일부 학교 현장에서 이를 부추기는 등 해결방법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고교 진학만이 아니라 초등학교에서도 유사한 행태가 나타나는 등 이를 조정할 수 있는 규정은 물론 학부모들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원외 입학’허점 악용=제주도교육청의 ‘제주시외 및 타 시·도 일반계고 재학생의 제주시내 일반계고 전학과 관련한 세부지침’에 따르면 제주시 소재 중학교를 졸업한 타 시·도 일반계고 재학생에 대해서는 한 학기 또는 6개월 이상을 해당학교에 재학해야 하는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타 시·도 소재 중학교 졸업생은 선택에 따라 입학식에 맞춘 3월 전학도 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의 경우 학기중 미리 타 지역 중학교로 전학을 갔다가 입학시기에 맞춰 전학을 오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타 지역에서 제주시 일반계고로 전학온 고등학생은 1학년만 76명. 이중 47명은 2학기 중 결원 발생 등으로 전학을 했고, 29명은 학기초 전학을 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학기초 전학 학생의 경우 부모 직장 이동 등의 이유로 제주에 온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중 일부는 ‘정원외 입학’ 등 제도상 허점을 악용한 경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에서 전학을 시키려면 10월 전에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말까지 나도는 등 학교 현장에서도 이같은 행태를 묵인해 주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4월 교육통계 시점의 도내 중3학생은 6840명. 하지만 10월말 기준 졸업예정자는 6779명으로 61명이나 차이가 났다.

△‘교육열’ 부작용 우려=제도상 허점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학교 적응에 성공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는데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등학교 교사는 “중간에 전학을 오는 학생들이 다 문제라는 얘기는 아니다”면서도 “학교 입장에서 진학률이나 수업분위기 등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100명이 채 안되는 학생들인 만큼 중학교별로 2~3명에 불과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전학’이유에 대한 말이 나돌면서 가뜩이나 예민한 시기에 정신적 부담을 겪게 된다는 것도 문제점중의 하나다.

특히 이런 현상이 비단 제주시내 일반계고 진학을 위한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집에서 가까운 중학교에 보내기 위해 북군 등으로 학교를 잠시 옮겼다가 전학 신청을 하는 경우는 물론 심지어 ‘괜찮은’ 초등학교를 보내기 위한 움직임까지 있다.

실제 제주시내 I·H교 등의 경우 한해 많게는 100명 넘는 학생들이 전학을 오고, 이중에는 채 한 학기도 견디지 못해 ‘역(逆)전학’을 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련의 움직임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현 규정상 막을만한 방법이 없다”며 “학생들이 원한다기 보다 대부분 학부모 선택에 따른 문제인 만큼 어떤 것이 더 나은지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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